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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슈&인물
2023-03-13
[N+]도농 난방비 격차 ↑ 농촌 겨울은 ‘혹독’
지난해 농촌 가구가 도시 가구보다 연료비로 30만원 이상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촌 주민의 난방 실태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농촌 가구는 월평균 13만3000원을 연료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도시 가구는 7만9000원을 지출했다. 해당 분기 연료비 격차는 16만2000원인 셈으로 지난해 전체로 확대할 경우 농촌 가구의 연료비 지출이 도시 가구보다 32만7000원이나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촌 가구는 도시가스 접근성이 낮아 겨울철 상대적으로 비싼 난방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도시 가구보다 지출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은 85%에 달하지만 농촌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 허다하다. 농촌은 도시가스망이 갖춰져 있지 않아 등유·액화석유가스(LPG)·화목 등을 대신 사용하는데 연료비가 도시가스의 갑절이다. 열량(1000㎉)당 소요비용을 따져보면 등유(208.36원)·LPG(221.56원)·화목(278.99원)이 도시가스(116.64원)보다 확연히 비싸다. 농촌은 1990년대 이전 건축한 단독주택이 62.9%를 차지하는 등 노후 주택 비율이 높고 주택의 단열 성능도 도시에 비해 떨어진다. 이 또한 농촌 가구가 연료비를 더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보인다. 도농 연료비 격차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농촌의 가구당 연료비 격차는 12만9000원(2020년)→19만2000원(2021년)→32만7000원(2022년)으로 해마다 늘었다. 농촌에서 주로 사용하는 등유 가격이 도시가스 요금에 비해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등유 가격은 1년 전보다 56.2%가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도시가스는 15.8%가 올라 부담이 덜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 가구는 도시보다 더 큰 연료비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 기준 가계 총소득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도시가 4.5%에 불과하지만 농촌은 11.1%에 달했다. 농촌 가구의 불리한 난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촌 가구에 도시가스와 LPG 소형 저장탱크 보급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기적으로는 농촌 지역에 적합한 저렴한 친환경·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농촌 주택의 난방 효율을 높이는 사업도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된다. 농경연은 “농촌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과 연계해 패시브하우스(저에너지주택), 에너지제로하우스 등 주택 자체의 난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사업도 추가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양재미디어 기자 yjmedia@nongmin.com
2023 이슈&인물
2023-02-03
“자율·무인주행 기술이 산업성패 가를 것”
지난해엔 유난히 ‘기업하기 어렵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금리인상,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각종 지표들이 요동치며 기업경영을 위협했고, 이런 상황이 물가에 반영되며 소비가 얼어붙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장기화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농기계 업계는 지난해 유난히 빛을 발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을 뿐 아니라 신기술 개발과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종합 농기계업체 아세아텍을 이끄는 대표이자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이기도 한 김신길 대표를 만나 한국 농기계의 저력과 올해 전망을 들어봤다. - 아세아텍은 국내 농기계업체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업계 ‘큰형’이자 농기계조합 이사장으로서 지난해를 돌아본다면. ▶지난해는 업계 전체가 큰 성장을 이뤘다. 농기계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7억달러(2조730억원)를 돌파해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무인 자율주행 농기계, 전기농기계, 농업용 로봇, 지능형 농장(스마트팜) 등 스마트 농업기계 개발에 여러 업체가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농기계시장 흐름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세아텍만 본다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3% 늘어난 137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143% 증가한 138억원·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속적으로 제품력을 향상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했고 선제적인 사후관리와 영업능력 강화를 위해 신규 대리점을 개발해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꾸준히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 지난해 아시아텍에서는 어떤 제품을 새로 선보였나. ▶아세아텍은 소비자의 다양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무인·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도입한 첨단 농기계부터 프리미엄급 농기계, 가성비가 돋보이는 관리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무인방제기는 현장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하우스 안에서 사용하는 무인방제기로 하우스 내부에 있는 수많은 지주와 나무를 정확하게 구분해 작업할 수 있고, 기름이 아닌 전기를 사용하는 기종이라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전기를 사용하면 하우스 내부에서도 매연에 노출될 위험 없이 작업할 수 있고, 지금과 같은 고유가 시대엔 농가 부담도 적어서다. - 앞으로 현장 수요가 많은 기술 개발이 농기계 업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 ▶우리나라 농기계 산업의 미래는 자율주행과 무인주행 등 첨단기술을 얼마나 빨리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작업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가성비 농기계에 수요가 많은 만큼이나 프리미엄 농기계에도 관심이 뜨겁다. 아세아텍이 선보인 ‘MF8S(205∼305hp)’는 2021년 세계적인 농기계 박람회인 이탈리아 에이마(EIMA)에서 ‘올해의 트랙터’로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클래스로 인정받은 것이다. 스테디셀러인 관리기 등의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아세아텍은 우리나라 관리기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 기종으론 가장 많이 공급한 농기계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3만대를 보급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워 동남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 남미 등 30여개국에 관리기를 수출했다. - 올해 전망은 어떤가. 앞으로 계획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부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던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농기계 성수기를 앞두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좀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려고 한다. 또 스마트팜 최적화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 만큼 첨단기술력을 갖춘 농기계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국가별 시장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해 아세아텍의 세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