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한농연도 ‘쓴소리’ 선거제 개편에 치우친 개혁 비판 일부단체 ‘물리력’ 행사 논란도
현재 추진되는 농협개혁안을 놓고 농민단체들도 일치된 의견을 보이지 못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개혁안이 농업계의 폭넓은 공감대에 기반하지 않았고, 현장이 절실히 요구하는 과제들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20일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재논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진정한 농협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 변경에 있지 않다”며 “현장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농협개혁의 중대한 과제가 선거제도에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종협에는 국내 최대 농민단체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흥식 한농연 회장은 21일에도 “지금 농협개혁은 소수 농민단체 의견이 일반의 의견처럼 반영돼 현장 목소리는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당정이 내놓은 개혁안에 농협 구성원은 물론 주요 농민단체들도 동조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농업계에선 일련의 농협개혁 추진 과정에서 입장이 다른 상대방의 정당한 의견 개진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집단 문자메시지·폭언 등으로 압박하는 행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실제로 이달초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지역 조직들이 농협조합장실을 점거하거나 전화·문자메시지로 폭언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당정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과 다른 방향의 법안 발의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시해 집단 공격을 유도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 현상도 나타난다. 전체 농협조합원 중 비중이 크지 않은 전농이 개혁 의제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는 배경에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농협조합장도 농민인데 입장이 다르다고 사무실을 점거하고 겁박하며 폭력적으로 나오는 건 농협개혁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위협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고, 농협개혁과 농업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