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농산물 산지를 가다] “저급과 사들여 퇴액비로 자원화” … 유통 막아 값 지지
입력 : 2026-04-24 14:14
수정 : 2026-04-24 14:14
[제철농산물 산지를 가다] ④ 참외 
작황 악화 우려땐 농자재 지원 
가공식품 개발 등 부가가치 ↑

20일 찾은 경북 성주군 월항면 수죽리의 한 참외 시설하우스. 내부로 들어서자 참외 넝쿨이 초록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고 달콤한 참외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참외는 성주·칠곡·고령 등 경북지역이 최대 주산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북지역 참외 재배면적은 4118㏊로 전국(4504㏊)의 91.4%를 차지한다. 생산량은 20만2331t으로 전국(21만2815t)의 95.1%에 달한다.

참외는 대체로 3월초부터 9월말까지 소비자 입맛을 공략한다. 시세는 보통 출하 초기에 높게 형성됐다가 출하량이 늘면서 안정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최근 5년(2021∼2025년)간 3∼9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참외 10㎏들이 상품 한상자 경락값은 평균 3만1653원이었다. 가장 높았던 2023년(3만5802원)보다 11.6% 낮고, 가장 낮았던 2021년(2만8535원) 대비해선 10.9% 높다.

이상기후 등 불안정한 생산 여건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가격대를 유지하는 배경엔 수급안정과 소비촉진을 위한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회장 강도수·월항농협 조합장)의 숨은 노력이 자리한다.

‘저급과 수매사업’이 대표적이다. 발효·부패·파손과 같이 시장 출하가 부적절한 참외를 농가에게서 사들여 퇴액비로 자원화하거나 안전하게 폐기하는 사업이다. 재원은 경북도·성주군 지원금과 참외의무자조금으로 충당한다.

성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이 사업으로 처리한 참외는 1만2454t이다. 2024년 생산량(20만2331t) 기준 6.0%에 이르는 작지 않은 규모다. 강도수 회장은 “이 사업은 저품위 참외 유통을 막아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값 지지를 통해 농가경영에 큰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관련 사업량은 최대 1만6000t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상기후로 작황 악화가 우려될 때 관련 농자재를 긴급 지원하는 등 공급 안정을 위한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2024년초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때 참외생산자협의회는 의무자조금 3억원을 들여 영양제를 지원했다.

가공식품 개발 등 원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강 회장은 “참외 피클을 상품화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최근 시제품을 맛본 결과 오이·무로 만든 피클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껍질째 먹는 과일·과채류에 익숙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촉진 행사도 꾸준히 전개한다. 참외생산자협의회는 5월22∼23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참외 시식·나눔, 가공품 홍보, 굿즈(기획 기념품) 판매 등을 벌일 계획이다.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국산 참외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협의회 측 설명이다.

성주=심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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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수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왼쪽)과 류상천 경북 성주 월항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이 월항면 수죽리 시설하우스에서 참외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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