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관리기금’ 재정 악화… 경지 보전 빨간불
입력 : 2026-03-19 15:21
수정 : 2026-03-19 15:21
기믐 여유 자금 3년새 78% ↓ 
농지 보전 부담금 수입 감소 탓 
무분별한 감면 확대 ‘부작용’ 

농지 관리 체계 손질하려면 
기금 재원 확보 재정비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경자유전’ 원칙을 언급하며 농지관리 체계 개편을 주문했지만 정책을 떠받칠 농지관리기금의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비농민 소유 농지 강제 매각 검토 등 고강도 대책이 거론되는 가운데 농지 매입·비축에 쓰일 기금 재원은 줄어들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기사 3면

농지관리기금은 청년농 육성과 농지 이용 활성화 등 구조 개편을 뒷받침하는 농정 핵심 재원이다.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과 임차·임대 등 맞춤형 농지 지원 사업을 비롯해 고령농의 은퇴와 세대 이양을 돕는 농지연금, 스마트팜 창업 단지 조성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적 중요성과 대조적으로 기금의 곳간은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농지관리기금의 여유 자금은 2022년 3728억9000만원에서 2025년 833억2600만원으로 3년 만에 77.7% 감소했다.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농지보전부담금 수입 감소가 꼽힌다.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할 때 부과되는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관리기금의 주요 재원이다. 하지만 부담금 수입은 2022년 1조577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7483억47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부담금 감소의 배경에는 개발 압력 아래 확대된 감면 제도가 있다. ‘농지법 시행령’에 규정된 감면 대상 조항만 해도 9쪽, 60여 항목에 달한다. 여기에 2024년 시행령 개정으로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의 보전부담금 부과율이 30%에서 20%로 낮아진 점도 수입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전문가는 이 조치로 농지관리기금의 연간 수입이 약 3712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재원 확보 여건도 녹록지 않다. 국무회의에서 최근 의결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는 개발 사업 시행을 위해 농지보전부담금을 인하·감면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충남·대전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 ‘대구·경북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에도 같은 내용이 담겨 부담금 감면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농지 가치 상승을 반영해 부담금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지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과거보다 농지의 상대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변화한 농지 가치를 반영해 부과율과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진 기자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