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세종·대전 현장경영] “쌀값 지지·합병농협 지원 지속 관심을”
입력 : 2024-06-12 13:43
수정 : 2024-06-12 13:43
쌀 추가 격리·판촉 조속 추진 
한우·인삼사업 활성화 등 주문 
농·축협 부실채권 매입 요청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0일 충남세종농협본부에서 충남·세종·대전 현장경영을 열고, 지역농업의 현안을 청취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현장경영 일정 대부분이 할애된 ‘조합장과의 대화’ 시간에는 강 회장과 150여명 지역농협 조합장이 쌀값 지지, 한우산업 지원 확대, 무이자자금 지원 등을 놓고 치열하게 머리를 맞댔다.

 

◆쌀값 안정 요구 잇달아=충남·세종·대전 지역농협 조합장이 주목하는 현안과 관심사는 단연 쌀이었다. 줄곧 내림세를 타고 있는 산지 쌀값을 하루속히 안정시켜달라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왔다.

김기곤 충남 서산 대산농협 조합장은 “대통령이 산지 쌀값 20만원선(80㎏ 기준) 회복을 성과로 강조했고, 정부도 계절진폭(단경기 쌀값이 전년 수확기보다 높은 현상)이 3% 이상 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농협중앙회가 국회 등을 대상으로 농정활동을 적극 펼쳐 쌀 15만t 이상을 추가로 격리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김혜경 충남 보령 웅천농협 조합장은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최근 유튜브 등에 먹는 방송이 많이 나오는데, 쌀을 소재로 한 방송도 나갈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레시피 개발 등에 힘을 쏟아달라”고 제안했다.

강 회장은 “농협경제지주는 산지 농협의 벼 재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벼 매입자금 5000억원에 대한 지원 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조만간 미곡종합처리장(RPC) 운영 농협과 벼 건조저장시설(DSC) 농협 조합장들이 모여 쌀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벼 생산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중요하다”며 “해마다 예산을 동원해서 임시방편을 마련하는 것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강상묵 충남 금산인삼농협 조합장은 “쌀뿐만 아니라 인삼도 재고가 급증해 전국 11개 인삼농협이 결산을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정부와 힘을 합쳐 인삼 소비 촉진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강 회장은 “어떻게 해야 농협 전체 인삼사업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우 정액값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식 충남 공주 우성농협 조합장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가 한우 정액값을 크게 올린다고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한우농가들의 부담이 더 늘어날까 우려된다”며 “정액값을 현 상태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한우개량사업소가 매년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인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한우 사육마릿수가 계속 늘어 적정 마릿수를 웃도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내 한우고기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수입 쇠고기 물량을 줄이고, 식당에서 한우고기 가격을 인하하도록 권고하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액비 살포 보조금이 크게 줄어 지역축협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창영 충남 논산계룡축협 조합장은 “1년에 2000㏊ 정도에 액비를 살포하고 있는데 정부 보조금이 지난해 2억4000만원가량으로 예년에 비해 약 60% 급감했다”며 “액비 살포는 경축순환농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합병 농협 지속 지원 ‘목소리’=조합장들은 교육지원·상호금융 부문에서 무이자자금 지원 규모·기간 조정, 농·축협 부실채권 특별매입 등을 중점적으로 주문했다.

무이자자금의 경우 농·축협 합병, 도농상생공동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자금 지원 기간을 조정해달라는 요구가 주를 이뤘다. 김우영 충남 서부여농협 조합장은 “4개 농협이 합병해 출범하며 합병 지원 자금 200억원을 받았으나, 최근 기간 만료로 자금이 일시에 회수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합병 당시는 금리가 낮았지만, 최근에는 시장 환경이 급변한 만큼 지속적으로 지원해 합병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영농자재 지원 기준을 현장 실정에 맞게 고쳐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의수 충남 홍성 갈산농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영농기계 지원사업 대상 품목에 영농인력 운송을 지원하기 위한 승용형 승합차는 포함돼 있지만 화물용 승합차는 제외돼 있다”며 “주민들의 하나로마트 생필품·농자재 배송 수요 등을 고려해 화물용 승합차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했다. 강 회장은 “지원 기준을 즉각 개정해 경제사업 활성화와 농촌 주민 편의 증진을 돕겠다”고 밝혔다.

상호금융부문에서는 지역농협 공동 대출 연체가 증가한 데 따른 대책이 화두였다. 장경일 세종시 조치원농협 조합장은 “연체가 발생한 농·축협 부실 채권에 대해서는 농협자산관리회사를 통한 특별매입이 필요하다”고 현장 사정을 전했다.

홍성=서륜·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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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충남세종농협본부에서 열린 충남·세종·대전 지역농협 권역별 현장경영에 참석한 농협 조합장들이 업무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홍성=김병진 기자 ◀ 같은 날 충남·세종·대전 지역농협 권역별 현장경영에 나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탄소중립을 위해 충남 홍성 홍예공원 내에 조성한 ‘NH충남도민숲’ 식수 행사에 참석해 김태흠 충남도지사(맨 왼쪽) 등과 첫 삽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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