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사람들] ④ 문재영 aT ESG경영부 과장
“아이 낳고 보니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업무 효율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비전과 영향력까지 생각하게 됐죠.”
유통가는 흔히 극한의 일터로 알려져 있다. 촌각을 다투는 업무 특성상 자신의 삶을 희생해야 할 때가 많아서다. 하지만 유통가에서도 일과 가정을 모범적으로 양립하는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해외에서 ‘냉동김밥’이 신형 케이푸드(K-Food ·한국식품)로 자리매김하는데 숨은 공로자인 문재영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SG경영부 과장(사진 오른쪽)이 대표적인 예다.
문 과장은 2016년 입사해 유통정보부에서 일했다. 그러다 입사 동기와 2018년 결혼하고 2019년 사회가치창출부, 2022년에는 ESG경영부에서 중소기업 동반성장, 규제 개혁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는 냉동김밥 제조업체 ‘복을만드는사람들’(이하 복만사)이 지난해 수출액 100만7000달러(13억3000만원)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aT·복만사는 이러한 동반성장 성과를 인정받아 3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2기 윈윈 아너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그는 아이들을 꼽았다. 문 과장은 현재 셋째를 임신 중이다. 그는 “엄마가 돼보니 자연스럽게 ‘앞으로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떠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됐다”면서 “이 고민이 업무로까지 이어져 농식품 수출의 장기 비전과 농촌에 미칠 영향력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출산 후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기느라 힘든 적도 많았다. 문 과장은 “사내 ‘육아기 단축근무 제도’ 덕에 업무 시간에는 훨씬 밀도 있게 일하고, 밤·새벽 시간을 활용해 업무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과장은 “가정 친화적인 회사 덕분에 주눅 들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면서 “고마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