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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는 흔히 공터나 길가 빈 곳에 비료나 농기구 등을 두는 일이 잦다. 한 마을 길가에 쌓인 비료 포대를 자신의 것인 양 상습적으로 훔쳐간 남성이 결국 ‘절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최근 경찰청 유튜브에는 ‘비료를 깔끔하게 옮긴 트럭 주인의 반전 결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4월 충북 옥천군의 한 지구대에 한 마을 이장이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조합원용 비료가 자꾸 사라진다”는 것이 이장의 고충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박해식 경감은 다음날 바로 아침 교대를 마치고 비료 포대가 사라졌다는 현장에 들렀다. 이후 현장을 둘러보던 박 경감은 건너편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역시나 해당 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비료 절도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영상에서 흰색 트럭을 몰고 온 남성 A씨는 마치 자신의 것처럼 태연하게 비료 포대를 트럭에 실었다. 심지어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사라졌다. 그는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도 찾아와 어김없이 비료를 챙겨갔다.

박 경감은 영상을 확인한 뒤, 추가 범행 없이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휴일에 사복 차림으로 A씨의 주소지를 찾아갔다. 주소지 주차장에서 박 경감은 CCTV 속 트럭을 찾았고, 트럭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 A씨를 지구대로 불렀다.

지구대에 출석한 60대 남성 A씨는 혐의를 순순히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길가에 있어서 가져간 게 무슨 죄냐”며 “누구나 다 가져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근 다른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데, 이때까지 훔쳐간 비료가 총 77포대에 달했다고 한다.

경찰은 “농촌에서 비료나 농기구 등을 길가에 쌓아놨어도, 주인이 있는 물건을 무단으로 가져가면 절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에 의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강원=양재미디어 기자 yjmedi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