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콩이 뜬다] 농사짓기 편해…판로 확보땐 소득 안정
입력 : 2022-11-28 18:42
수정 : 2023-02-01 14:56
국산 콩이 뜬다 (1) 이래서 재배한다 
충남 전대근씨 1만5000평서
국산 검정콩 ‘청자5호’ 재배
수확량 기존 품종보다 두배
탈립 적고 기계수확에 유리
“정부·지자체 정책 맞물려야”
Second alt text
충남 서천의 청년농 전대근씨가 수확을 앞둔 국산콩 품종인 ‘청자 5호’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콩 수확철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수급 동향에 관심이 커진다. 콩은 쌀·밀 다음으로 국내 소비가 많은 중요한 곡물이다. 정부는 2020년 기준 30.4%인 콩 자급률을 2027년 40%로 확대하기로 하고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산 콩 생산·가공·소비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살펴보고 콩산업 활성화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4일 충남 서천군 판교면 우라리의 한 콩밭.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앳된 전대근씨(29)가 이파리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한 콩밭을 누비며 생육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전씨는 오래전 이곳에 정착한 아버지 뒤를 이어 콩농사를 2년째 짓는 새내기 농부다.

부친은 1000㎡(300평) 남짓한 조그마한 시설하우스에서 고구마 등 여러 작물을 심었지만 2018년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이곳으로 내려온 그가 선택한 품목은 콩이다. 손이 덜 가면서도 기계화가 가능하고, 농지 임대차 등 정책적으로도 권장되는 품목이어서다.

전씨는 지난해 콩을 6600㎡(2000평)가량 재배했지만 올해는 4만9000여㎡(1만5000평)로 재배규모를 크게 늘렸다. 그는 “농지은행에서 농지(논)를 임차했는데 논에 벼 외 다른 작물을 심어야 임차료 감면 등 혜택을 볼 수 있어 (콩을) 택한 측면이 사실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콩을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콩농사 이점은 의외로 편한 농작업과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이다. 그는 “수확작업만 어느 정도 기계화할 수 있다면 벼에 견줘 거름을 덜 줘도 돼 농사가 어렵지 않고 생산량만 확보한다면 직불금 등 소득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게 콩”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택한 품종은 <청자 5호>다. 검정콩의 한 종류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이다. 수확량은 기존 검정콩 품종보다 두배 가까이 많고 영양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 매료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그가 수확한 결과 3.3㎡(1평)당 생산량이 1㎏ 이상이었다. 10a(300평)당 300㎏ 이상인 셈으로, 전국 평균 단수(백태 기준 170㎏)의 두배에 육박한다. 탈립(콩이 익은 뒤 꼬투리가 벌어지면서 땅에 떨어져버리는 현상)이 적고 작물체 키가 커 기계 수확에 유리한 점도 <청자 5호> 특징이다.

전씨는 그러나 “콩농사는 의지와 지원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날씨 영향에 따라 작황이 크게 좌우되고 판로마저 불확실하다면 영농의욕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추진하는 귀농닥터 서비스로 콩 재배방법을 일대일로 교육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