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콩이 뜬다 (1) 이래서 재배한다 충남 전대근씨 1만5000평서 국산 검정콩 ‘청자5호’ 재배 수확량 기존 품종보다 두배 탈립 적고 기계수확에 유리 “정부·지자체 정책 맞물려야”
콩 수확철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수급 동향에 관심이 커진다. 콩은 쌀·밀 다음으로 국내 소비가 많은 중요한 곡물이다. 정부는 2020년 기준 30.4%인 콩 자급률을 2027년 40%로 확대하기로 하고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산 콩 생산·가공·소비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살펴보고 콩산업 활성화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4일 충남 서천군 판교면 우라리의 한 콩밭.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앳된 전대근씨(29)가 이파리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한 콩밭을 누비며 생육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전씨는 오래전 이곳에 정착한 아버지 뒤를 이어 콩농사를 2년째 짓는 새내기 농부다.
부친은 1000㎡(300평) 남짓한 조그마한 시설하우스에서 고구마 등 여러 작물을 심었지만 2018년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이곳으로 내려온 그가 선택한 품목은 콩이다. 손이 덜 가면서도 기계화가 가능하고, 농지 임대차 등 정책적으로도 권장되는 품목이어서다.
전씨는 지난해 콩을 6600㎡(2000평)가량 재배했지만 올해는 4만9000여㎡(1만5000평)로 재배규모를 크게 늘렸다. 그는 “농지은행에서 농지(논)를 임차했는데 논에 벼 외 다른 작물을 심어야 임차료 감면 등 혜택을 볼 수 있어 (콩을) 택한 측면이 사실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콩을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콩농사 이점은 의외로 편한 농작업과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이다. 그는 “수확작업만 어느 정도 기계화할 수 있다면 벼에 견줘 거름을 덜 줘도 돼 농사가 어렵지 않고 생산량만 확보한다면 직불금 등 소득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게 콩”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택한 품종은 <청자 5호>다. 검정콩의 한 종류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이다. 수확량은 기존 검정콩 품종보다 두배 가까이 많고 영양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 매료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그가 수확한 결과 3.3㎡(1평)당 생산량이 1㎏ 이상이었다. 10a(300평)당 300㎏ 이상인 셈으로, 전국 평균 단수(백태 기준 170㎏)의 두배에 육박한다. 탈립(콩이 익은 뒤 꼬투리가 벌어지면서 땅에 떨어져버리는 현상)이 적고 작물체 키가 커 기계 수확에 유리한 점도 <청자 5호> 특징이다.
전씨는 그러나 “콩농사는 의지와 지원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날씨 영향에 따라 작황이 크게 좌우되고 판로마저 불확실하다면 영농의욕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추진하는 귀농닥터 서비스로 콩 재배방법을 일대일로 교육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