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작은영화관’ 문화갈증 해소…사랑방 역할까지도
입력 : 2025-02-12 11:29
수정 : 2025-02-12 11:29
2010년 시작…전국 69곳 확산 
도농간 문화격차 해소에 ‘한몫’ 
관객 증가, 지역사회 활성화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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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최신 영화를 보기 힘들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인구수가 적어 영화관 운영이 어려운 시·군에 ‘작은영화관’이 많이 생겨나서다. 작은영화관은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자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작은 규모의 영화관을 말한다.

한국작은영화관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말 기준 전국 17개 시·군만이 영화관 부재지역으로 남아 있다. 2010년 영화관이 없는 시·군이 90여곳(영화진흥위원회의 전국 극장 현황)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작은영화관은 2010년 전북 장수에서 전국 최초로 생겨난 이후 증가세를 띠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말 기준 69곳이었다.

이예슬 장수군 주무관은 “2010년 군이 예산을 들여 전국 최초의 작은영화관인 한누리영화관을 만들어 반향을 일으켰다”면서 “문화 소외지역에 영화관이 들어서니 확실히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전북 고창 동리시네마는 단순한 영화관을 넘어 지역사회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4년 문을 열었는데 누적 관람객이 50만명을 넘어섰다. 고창 인구수가 5만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지역민에게 받는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충북 옥천의 향수시네마는 지난 한해 누적 관람객만 4만명 이상으로, 작은영화관으로는 이례적으로 흑자 를 냈다.

작은영화관은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북 무주의 유일한 극장인 산골영화관이 대표적이다. 매년 6월 이 영화관을 중심으로 열리는 ‘무주산골영화제’에는 인구수(2만여명)보다 많은 3만여명의 관객이 찾아온다. 이 영화제는 이제 무주 여행 시 필수코스로 꼽힐 정도다.

이에 경남도는 최근 관광사업에 작은영화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3월부터 영화 관람 전후 3일 동안 머문 도내 숙박업소의 영수증만 제출하면 지역 내 8곳 작은영화관 어디에서든 최신 영화를 단돈 4000원에 볼 수 있다.

다만 사업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익을 내지 못해 운영에 차질을 빚는 영화관도 적지 않아서다.

함주리 한국작은영화관협회 사무국장은 “작은영화관은 단순히 수익성 차원에서가 아니라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 문화시설로 봐야 한다”면서 “민간 위탁으로 넘기기보다는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안정적인 지원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dragon@yj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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