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올 생산량 급감 전망 호주, 건조한 날씨에 파종 지연프랑스, 수확 앞두고 비 잦아 러시아선 서리 겹쳐 수급 영향
세계 주요 밀 생산지에서 이상기상이 이어지면서 올해 밀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등은 호주 농업자원경제국(ABARES)이 2024∼2025년 서호주의 밀 수출량이 2022∼2023년(3180만t) 대비 3분의 2 수준인 208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서호주는 호주 밀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지역이고, 생산량의 95%를 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주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파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호주 내 밀 재고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출도 많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유럽 내 밀 주산지인 프랑스에서도 지난해말부터 강우가 지속되며 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인 ‘메테오 프랑스’에 따르면 올봄에는 평년 수준보다 45%가량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홍수·산사태로 농지 유실이 발생했고, 일조량 감소로 밀 생장 피해가 이어졌다는 게 현지 기상당국의 설명이다.
프랑스 농정당국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체 연밀 작물의 61%만이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치(9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특히 7월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프랑스에선 최근에도 비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확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곡물 품질이 떨어지거나 곰팡이 등 병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에서도 최근 건조한 날씨와 서리가 반복되며 올해 밀 생산량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내부 작물 재배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어 정확한 전망치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인 2022년과 2023년 러시아에선 밀 풍작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전세계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현상이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몇달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밀은 다시 비싸지고 있다”면서 “밀뿐만 아니라 커피와 오렌지 등도 가격이 오르면서 먹거리 인플레이션 위협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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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볼고그라드지역 밀 재배농장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TASS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