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줄고 벌마늘 피해 발생 제주 일부 상품 1㎏당 3800원 충남·영호남 6월 초 결정될듯
벌마늘 피해가 중부권으로 확산하는 등 올해산 마늘 작황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이런 가운데 주산지 농협에서 마늘 수매가격을 속속 결정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선 전년 대비 10∼20% 오른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건마늘 가격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지역의 서귀포 대정농협·안덕농협, 제주고산농협, 제주 한경농협 등 4곳은 17일께 자체 이사회 등을 통해 마늘 수매가격을 상품 1㎏당 380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3200원)보다 19%(600원) 높다. 벌마늘 수매가격은 2400원이다. 김녕농협·조천농협·함덕농협은 진통 끝에 이달말에서 6월초 사이에 결정하기로 했다. 충남·전남·경북·경남 등지 마늘 주산지 수매가격은 6월초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21일 전남 무안군조합장협의회에선 마늘 수매가격을 1차로 협의한 결과 3500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지난해 무안농협 수매가격(3200원)보다 9%(300원) 높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제주지역도 이달초엔 3500원선으로 예상됐지만 생산량이 줄고 벌마늘 피해가 확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매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남지역 수매가격도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무안·신안 지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20일께 수확에 들어갔고 최종 수매가격은 각 지역농협 이사회를 거쳐 6월 상순에 결정될 듯싶다”고 내다봤다.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햇마늘 유통은 농가들이 수확한 후 자체 저장시설에 보관했다가 5월 중하순~6월 중하순에 해당지역 농협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어 7월 이후엔 건마늘 형태로 시장에 유통된다. 경남 창녕을 비롯한 산지 공판장에서 경매 처리된다.
일부 지역농협 수매가격이 오름세로 출발한 것과 관련해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수매가격은 전년 대비 ‘대서종’은 40% 이상, ‘남도종’은 30% 이상 떨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벌마늘 피해가 큰 ‘남도종’은 물론 ‘대서종’도 올해 단수(10a당 생산량)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여 생산비를 감안하면 ‘남도종’ 4000원, ‘대서종’ 4500원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전남지역 ‘남도종’ 수매가격은 2400∼3500원이었다. 충남·경남 지역 ‘대서종’은 3400∼3700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24일 채소가격안정제에 참여하지 않는 농가의 벌마늘 유통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 농협이 출하계약을 맺지 않은 이들 농가의 벌마늘 수매 가격을 자체 결정해 사들이면 도가 추후 해당 물량에 대한 수매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단가는 1㎏당 720원이다. 도는 지원 예상 물량을 1000t으로 예상하고 예산 7억2000만원을 투입한다. 김민지, 제주=심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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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마늘 피해가 충남권까지 확산하는 등 마늘 작황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지역농협 마늘 수매가격이 10∼20% 올랐다. 20일 제주 서귀포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마늘을 수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