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대신 만감류 주목 … 샤인머스캣·단감도 강세 전망
입력 : 2024-01-23 15:21
수정 : 2024-01-23 15:32
설 대목 과일시장 점검 
③·끝 샤인머스캣·만감류·단감 
천혜향·레드향 등 수요 몰릴듯 
값 높아 소비심리 얼까 우려도 
배·포도 혼합세트 주문 늘어나 
단감도 물량 줄어 높은값 기대

오충훈 제주 서귀포 중문농협 유통사업단장이 17일 포장 작업 중인 천혜향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왼쪽).

설 대목 사과·배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면서 만감류와 ‘샤인머스캣’ 포도가 주목받고 있다. 만감류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지에선 명절 직전 가격 급락 현상이 재현되지 않을지 경계하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수요에 견줘 고품위 저장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발을 구르고 있다. 지난해 탄저병이 크게 번졌던 단감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저장량 급감으로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북 상주원예농협 APC 직원들이 설 대목에 출하할 ‘샤인머스캣’ 포도 품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만감류, 상품성 뛰어나 높은 시세 예상 … “오히려 지갑 닫을까” 걱정도=“엊그제 바이어들이 제 천혜향 막 좋댄 하멍 감탄하고 갔수다!”

17일 제주 서귀포 중문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만난 천혜향 재배농가 임동욱씨(62)의 말이다. 그는 설 대목에 출하할 천혜향을 막 싣고 오던 참이었다.

산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겨울 만감류 상품성은 전년보다 대체적으로 좋다는 평이다. 오충훈 중문농협 유통사업단장은 “올해 만감류가 전체적으로 당도도 높고 색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심스러워하는 표정도 역력했다. 강용훈 계장은 “높은 가격으로 막상 설 명절 직전엔 소비자들이 지갑을 아예 닫아버리진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만감류 시세는 현재 크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다. 19일 서울 가락시장에선 천혜향이 3㎏들이 한상자당 상품 기준 1만8678원, 레드향은 2만4872원에 거래됐다. 두 품목 모두 전년·평년보다 10%가량 높다. 다만 한라봉 경락값은 1만6636원에 그쳤다. 전년(1만8534원) 대비 10.2%, 평년(1만6991원) 대비 2.1% 낮은 수준이다.

오재훈 중앙청과 경매사는 “사과·배가 비싸다보니 수요가 몰려 시세는 전년 대비 높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샤인머스캣’ 고품위 물량 부족하나 수요 높아 강보합세 전망=18일 찾은 ‘샤인머스캣’ 주산지인 경북 상주원예농협 APC. 박주원 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설 대목 출하할 ‘샤인머스캣’ 품질을 살펴보고 있었다.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박 소장은 “고품질 샤인머스캣 저장량이 많지 않아 명절 선물세트용으로 쓸 수 있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봄 개화기 때 저온피해가 심각했고 잦은 비로 화진(꽃떨이) 현상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김영진 과장은 “올해는 특히 배·포도 혼합세트 주문이 특히 많다”며 “지난 추석 때 200세트가 나갔다면 올해는 500세트쯤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세 전망은 밝다. 19일 가락시장 ‘샤인머스캣’ 경락값은 2㎏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9316원으로 지난해 1월(1만3745원)보다는 40.5% 높다.

김형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명절이 다가오면서 2㎏들이보다 4㎏들이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감, 탄저병으로 저장량 ‘뚝’…가격 강세 이어져=단감은 지난해 수확기 직전 진주·사천 등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탄저병이 급속히 퍼지면서 생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2월 과일관측’에 따르면 2023년산 단감 생산량은 7만800t으로 추정됐다. 전년(10만3900t) 대비 31.9%, 평년(10만t) 대비 29.2% 적은 수준이다.

단감 저장량도 덩달아 줄었다. 박병은 경남 창원 동읍농협 경제상무는 “물빠짐이 좋은 과수원에선 그나마 50% 이상 건졌지만 수분을 많이 머금는 토질의 과수원에선 20∼30%밖에 수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9일 가락시장에서 ‘부유’ 단감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5만7766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2만7455원)보다 2배가량, 평년(3만2283원) 대비 78.9% 높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사는 “명절까지 시세는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귀포=김민지, 상주=서효상 기자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