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종주국’ 세계에 알려 … 연방 차원 기념일 제정에 밑돌”
입력 : 2023-12-13 00:00
수정 : 2023-12-14 14:48
인터뷰 
미 하원 ‘김치의 날’ 지지결의 힘쓴 김춘진 aT 사장 
“파오차이가 원조” 中 주장 맞서 
국산 고유성·우수성 공표 의의 
aT, 홍보·여론전으로 지원사격농식품 해외진출 더욱 힘쓸 것

“김치는 대한민국의 솔푸드입니다. 한민족 정체성 그 자체죠. 우리가 김치 종주국이라는 것이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대대적으로 선포돼 김치를 세계인에게 알렸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에서 ‘김치의 날(11월22일)’ 지지결의안이 선언되자, 김춘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2021년 aT 사장 부임 이후 임기 동안 우리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에 지속해서 힘쓴 그다. 6일 미국 워싱턴 D.C.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그를 만나 이번 결의안에 담긴 의미와 남은 임기 동안의 포부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치의 날 지지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발표됐다. 이번 발표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이번 결의안은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선포한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중국이 ‘파오차이’라는 이름으로 김치 종주국 주장을 해오지 않았나. 김치의 효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해 우수성을 증명한 점이 뜻깊다. 우리 김치의 인기와 위상을 전세계적으로 공표한 것이다. 또 앞으로 김치의 날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제정하는 과정에서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 김 미국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을 만나 앞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다시 한번 부탁했다.

-이번 결의안 발표에는 aT의 역할도 컸다고 들었다.

▶미국에서 김치의 날은 2021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주, 버지니아주, 수도인 워싱턴 D.C.에 이르기까지 미국 12개주와 시에서 제정 및 선포됐다. aT는 ‘두드리면 열린다’는 자세로 현지 한인 커뮤니티와 오피니언 리더를 연계해 결의안 발의를 지원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김치축제, 각종 행사와 연계한 김치 홍보관을 운영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시식행사를 통해 맛과 다양성을 알리는 중이다. 지난달엔 전세계적으로 김치의 날 제정을 장려하는 협의체인 글로벌김치포럼도 출범했다.

-과거 김치는 미국에서 ‘마이너’ 음식이었다. 김치의 위상이 어디까지 올라왔나.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김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수출량이 2570t이었는데, 5년 만인 올해 10월 기준 9039t까지 달성했다. 수출 금액도 올해 처음으로 3000만달러(10월 기준 3330만달러·437억원)를 넘어섰다. 2018년 수출액이 1000만달러에 못 미쳤던 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성장세다. 10년 전만 해도 식품박람회에서 김치통을 열면 김치 냄새에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때보다 김치의 인기가 높다. 최근엔 김치칩이나 시즈닝·김치케첩 같은 가공식품도 주목받고 있다.

-김치를 포함해 임기 중 농수산식품 수출 분야에 주력한 게 눈에 띈다.

▶대한민국은 영토에 비해 인구가 많다. 이는 결국 무역을 하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국가란 뜻이다. 그중 농수산식품의 수출 성적은 부끄러울 정도다. 이제 우리나라도 농업국가인 네덜란드같이 농수산식품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이루도록 매진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인구가 우리나라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영토도 작지만 농수산식품 수출 강국이다. 우리 농수산식품도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하길 희망한다. 김치가 아직은 세계인이 먹는 음식 가운데 소비가 미미하지만, 분발해서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가 있다면.

▶김치 홍보와 함께 취임 직후부터 시행했던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닥쳐오는 기후위기에 대비해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수산식품과 유통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마침 7일 버지니아주 패어팩스카운티시에서도 저탄소 식생활 동참을 선언하는 선포문을 전달받았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식생활에 동참하면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워싱턴(미국)=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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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캐논하우스에서 열린 ‘김치의 날’ 지지 촉구 오찬행사에 참석한 김춘진 aT(한국농수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우리 김치를 세계인에게 알려 기쁘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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