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가 상생’ 앞장서는 이용우 한국주류산업협회장 정부 수매 폐지 후 역할 맡아 업체는 주정·주류 원료 조달 농민은 새판로 확보로 ‘윈윈’ 공급과잉땐 추가인수도 나서 “일정·물량준수 덕 신뢰구축”
“우리 주정·주류 업계는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가겠습니다.”
이용우 한국주류산업협회장이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농민들과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1980년 대한주정공업협회와 대한주류제조협회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이후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회원사들과 함께 국내 주류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주류·주정 진흥을 위한 법규 및 제도 개선에 관한 사업, 연구용역 등 주류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뿐만 아니라, 건전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수능 후 고3 학생 건전음주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정·주류 산업의 원료가 농산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한국주류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농가와의 상생에도 힘을 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보리 수매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2012년 정부의 보리 수매제가 폐지됨에 따라 농협과 함께 계약재배를 체결했다. 갑작스럽게 판로를 잃은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주정·주류 회원사는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협회는 2012년 농협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약 5만t의 보리를 수매해, 주정회사 8개사와 맥주회사 3개사에 공급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정은 순수한 알코올을 만드는 산업으로 국내 업체들은 쌀·보리·밀·고구마 등의 국산 원료를 사용해 생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주정은 소주와 같은 희석식 주류 원료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주류·주정 업계와 보리 재배농가의 상생은 수급조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2018년과 2019년에는 풍년으로 생산량이 증가해 농가들이 판로를 찾지 못했다”며 “이에 계약한 물량보다 추가로 보리를 인수해 농가들의 소득 보전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이어 “늘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 보리농가 소득 보전에 이바지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계약재배를 통해 보리농가들은 재배 일정과 물량에 확신을 갖게 되고,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원하는 품질의 보리를 얻을 수 있었다”며 “계약재배는 농가와 수요처 간의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보리 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주류산업협회는 계약재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가들에게 협회가 계약한 물량은 틀림없이 수매해준다는 믿음을 주고 농민들이 편안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농협경제지주 양곡사업부 관계자 역시 “한국주류산업협회와 보리 계약재배 업무협약 체결로 우리 보리농가가 안정된 생산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주류산업협회·농협맥류전국협의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보리산업으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연 기자 kite77@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