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딸기 모종 고사 … 초기 출하량 줄어 재정식면적도 비용 탓 감소세 시장반입량 크게 늘기 어려워 당분간 평년보다 가격 높을듯
올 겨울딸기는 지난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현상으로 모종에 시듦병이 발생해 작황이 부진하다. 이로 인해 1화방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식 여파로 1화방 출하량 감소=올 겨울딸기는 품위는 양호하나 초기 생산량이 다소 적을 것으로 파악됐다. 1화방 출하가 시작된 충남 논산, 경남 산청, 전남 담양 등 주산지에서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이어진 고온 현상으로 9월에 모종이 고사한 영향 때문이다. 이에 재정식이 이뤄져 초기 출하량은 지난해 12월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올 9월 평균기온은 22.6℃로 평년(20.5℃)보다 2.1℃ 높아,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산청에서 7272㎡(2200평) 규모로 딸기농사를 짓는 이병균씨(66·신안면)는 “9월10일경 정식을 했지만 이상고온으로 모종이 죽어 일부 농가에서는 재정식에 들어갔다”며 “이후 작황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재정식을 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1화방 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육기 고온의 여파로 상품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남 사천에서 5950㎡(1800평) 규모로 딸기농사를 짓는 조헌래씨(61·곤명면)는 “아무래도 10∼11월 온도가 높아 딸기 기형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 하우스에서도 수확시기 편차가 커, 일일 수확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부 농가들은 올해 모종값이 25% 올라 재정식면적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선 전남 담양농협 과장은 “올해 관내 농가들의 딸기 재배면적은 지난해에 견줘 5% 정도 감소했다”며 “고령화,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지난해 500∼600원이었던 모종값이 올해는 750원까지 오르자 경영비에 부담을 느낀 일부 농가는 정식 및 재정식 면적을 줄였다”고 전했다.
◆늦어지는 출하, 평년 대비 가격 강세…강보합세 전망=전국 주산지 딸기 출하가 점차 본격화될 시기이지만, 초기 물량이 적어 시세는 평년 대비 강세를 띠고 있다.
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설향’ 딸기는 2㎏들이 상품 한상자당 3만8277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3만4114원)보다 12.2%, 평년(3만391원)보다 25.9% 높은 수준이다.
시세는 당분간 강보합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상고온으로 인한 재정식 여파로 수확량이 감소해 당분간 시장 반입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사는 “올해 딸기 출하량이 적지만, 당도가 12∼13브릭스(Brix)로 잘 나오고 품위도 좋은 편”이라며 “다만 2화방이 시작되는 1월말∼2월초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세 변동폭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문겸 중앙청과 경매사는 “이달 첫째주에는 시세가 높게 형성됐음에도 대형 유통사들이 동시에 할인행사를 진행해 수요가 뒷받침됐다”며 “현재 딸기 소비 흐름이 예상과 달리 원활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청=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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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신안면에서 시설하우스 딸기를 재배하는 이병균씨가 수확을 앞둔 딸기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