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진 ‘샤인머스캣’ … 공급 많은데 가공품 수요마저 감소
입력 : 2023-10-17 11:41
수정 : 2023-10-17 11:41
올 재배면적 ‘캠벨’의 1.5배 
소비부진 겹쳐 평년 절반값 
산지, 물량적체로 전전

추석 명절 특수가 실종돼 지지부진한 시세 흐름을 보였던 ‘샤인머스캣’ 가격이 추석 이후 더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대목장 이후 과일 소비가 부진한 데 이어 노지 ‘샤인머스캣’ 출하까지 겹쳐 공급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산지 농협들은 물량 적체 해소를 고심하고 있다.

1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캣’은 2㎏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302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평균 경락값(1만2107원)보다 14.9%, 평년 10월 평균 경락값(2만1885원)보다는 52.9% 낮은 값이다.

‘샤인머스캣’ 시세 약세 심화는 전체적인 소비부진 흐름 속에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약 6576㏊로 ‘캠벨얼리’ 재배면적(4367㏊)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중앙청과 기준으로 1∼9월 반입된 ‘샤인머스캣’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물동량 증가로 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명절 이후 과일 소비가 부진해 시세 낙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추석 대목장 이후 포전매매뿐만 아니라 가공품 수요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욱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과장은 “지난해에는 ‘샤인머스캣’ 청이나 즙을 만들기 위한 가공품 수요가 일정 부분 뒷받침됐지만 올들어 크게 줄었다”며 “탕후루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당도가 낮은 ‘샤인머스캣’을 수매하기 때문에 정상과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산지에서는 이미 저장 공간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당분간 출하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세진 상주 중화농협 상무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하는데, 저온창고가 있는 농가도 별로 없고 규모 역시 작기 때문에 시세가 낮게 나오더라도 출하를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시세는 당분간 약보합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상수 서울청과 경매사는 “이달말까지 김천에서 나오는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시세가 오를 것”이라며 “현재는 김천과 영천에서 노지 물량이 나오고 상주에서도 일부 노지 물량이 출하되고 있어 공급과잉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주부터 대형 유통사들의 행사가 예정돼 물량 부담을 소폭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당도 등 품위에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는 산지에서 집중 관리하고 유통업계에서도 당도가 높은 물량을 중심으로 매입해서 품질 이슈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무래도 초창기에는 선물용 수요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수요가 눈에 띄게 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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