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목선인장 수출 ‘빨간불’ … 검역 강화 탓 판로 막혀
입력 : 2023-09-27 09:16
수정 : 2023-09-27 09:16
올 8월까지 299만본 진출 그쳐 
정부, 세밀한 정책 지원 나서야

화훼류 수출 대표 품목인 접목선인장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네덜란드 수출이 감소한 데다, 최대 수출 대상국 미국 검역이 강화됨에 따라 폐기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농민들과 수출업체가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감소하는 선인장 수출= 2022년 선인장 수출액은 444만달러를 기록해 백합(168만달러)·장미(87만달러)를 제치고 화훼류 가운데 수출액 1위에 등극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화훼류 수출시장을 선도한 것이다.

하지만 올들어 접목선인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3년 1∼8월 총 수출량은 299만본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372만본) 대비 19.6% 감소한 수치다. 2020년 718만본이 수출됐던 접목선인장은 2022년 572만본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한 바 있다. 특히 네덜란드 수출물량은 65만본에서 28만본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올해 1∼8월 네덜란드 수출물량은 1000본으로 쪼그라들어 거의 수출이 멈추다시피 한 상황에 내몰렸다.

원인은 폐기율 증가로 파악된다. 화훼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검역 강화로 지난해부터 검역단계에서 폐기율이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3년 동안 미국으로 나가는 물량이 약 400만본에 달했기 때문에, 미국시장의 입지가 좁아지면 수출의 급격한 감소와 더불어 농가소득에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석 한국화훼농협 수출선인장공선회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접목선인장의 폐기율이 50%가 넘었고 손실 금액만 3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올 상반기에도 컨테이너 2개 물량 반송으로 약 40만본을 현지에서 폐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농업기술원 등에서 검사를 진행한 후 수출하는데 미국에 도착하면 후사리움균 검사 등으로 통관이 지연되고 폐기가 발생하니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 화훼재배현황’에 따르면 접목선인장 농가수는 56농가이다. 화훼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40농가가 수출 전업농으로 물량의 80%를 수출로 내보내고 있다. 최 회장은 “매해 접목선인장을 재배하는 농가수는 감소하고 있고, 전기료가 상승함에 따라 경영비는 배로 뛰고 있다”며 “수출로 소득을 얻는 농민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접목선인장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역 지원 방법 모색 등 절실=검역단계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민들은 정부 기관에서 검역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농업기술지도 기관에서는 줄기썩음병 등 여러 종류의 병해 발생으로 2019년(73t) 이후 매년 생산량이 5∼10%씩 감소하고 있어 방제작업 기술 개발과 농가 기술 보급 등에 힘쓰고 있다. 수출업체 역시 운송 과정 중에서 균이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칸이 나눠진 상자를 사용해 선인장 묘목을 한개씩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생산자단체들은 정부에서 보다 세밀한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민 한국화훼농협 산지유통센터(APC) 팀장은 “농민과 농업기술원에서도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양병 방제를 했지만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 시장의 규모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시장조사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지연 기자 kite77@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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