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열무, 평년 수준으로 애호박은 18% 낮은값 거래 깻잎만 일시적으로 오름세
집중호우와 고온 여파로 한동안 고공행진 하던 채소류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추 포기찹은 4㎏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4만541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5만5083원)보다 17.6% 낮고, 평년 8월(4만3499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집중호우로 한때 12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차츰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로메인 역시 2㎏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9999원에 거래돼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2만8471원)보다 29.8% 낮고, 평년 8월(2만5243원)에 비해서는 20.8% 낮은 값이다.
다만 깻잎은 18일 상품 100속들이 기준으로 평균 4만745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3만7463원)과 평년 8월(3만2643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시장 반입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해 시세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장마와 폭염으로 가격 강세가 지속됐던 애호박과 열무 역시 최근 하향 안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호박은 상품 20개들이 평균 2만254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3만6841원)보다 45.0% 낮고, 평년 8월(2만4795원)보다 18.3% 낮은 값이다. 열무는 상품 1.5㎏들이 한단 평균 3092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4798원)보다 35.6% 낮고 평년 8월(2998원)보다는 3.1% 높았다.
주원인은 생산량 증가와 소비부진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됐다.
상추의 경우 최근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일부 출하가 재개됐다. 이에 지방 도매시장으로까지 출하가 확대돼 시세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오정민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강원지역에서도 노지상추가 출하되고 있고 집중호우 피해를 봤던 지역 중에서도 일부 출하가 재개돼 전반적인 수급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태풍으로 인한 채소류 물량 감소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한 대형마트 상품기획자(MD)는 “농가에서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하우스를 보강하는 동안 수확 작업을 중단해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둔화돼 시세는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심평기 한국청과 경매사는 “전반적으로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시세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종우 동화청과 경매사는 “현재는 시장 반입량이 감소해도 소비부진의 영향으로 시세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며 “향후 학교급식 등 수요 변화에 따라 시세 흐름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kite77@nongmin.com
=CAPTION=
집중호우와 고온 여파로 고공행진을 하던 채소류값이 하락 반전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열린 상추 경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