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용 산물벼 5만t 시중에 풀린다
입력 : 2023-08-22 18:26
수정 : 2023-08-25 11:00
산지 원료곡 부족 의견 수용 
9월말까지 판매 완료 조건 
“가격 하락 우려” 목소리도

정부가 지난해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5만t(이하 쌀 환산량 기준)을 방출하기로 하면서 양곡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전량 매입하기로 했던 지난해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12만8000t 가운데 5t가량을 업체에 인도한다고 16일 밝혔다. 원료곡 부족을 호소하는 산지 양곡 유통업체들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7월20일 기준 산지 양곡 유통업체 재고는 28만t으로 평년 대비 6만3000t 적은 수준이다. 사전에 민간·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의 산물벼 인수 의향을 알아본 결과 산지 쌀 수급에 5만t가량이 부족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10일 기준 지난해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매입량 12만8000t 가운데 정부가 인수를 완료한 물량은 4만4000t(34.2%)이다. 농식품부는 14∼16일 진행한 산물벼 인수 의향 조사를 바탕으로 9월22일까지 업체가 보관 중인 나머지 8만4000t 가운데 일부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양곡의 시장 방출이 산지 쌀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몇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시세에 맞춰 인도 가격을 설정했다. 1등급 조곡 40㎏들이 한포대당 인도 가격은 6만7280원으로 지난해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매입가격(6만3770원)보다 5.5%가량 높다.

아울러 인도 물량이 올 수확기에 영향을 주지 않게 9월말까지 쌀 또는 현미로 판매를 완료하도록 했다. 인도 물량은 대금 분할납부에 따라 2∼3차에 나눠 공급한다. 1차 물량의 판매를 완료하면 2차 물량을 인도하는 식이다. 9월까지 인도 물량을 모두 판매하지 못한 업체에는 불이익을 준다. 10월 안에 남은 물량을 회수하고 정부양곡 판매 대상에서 1년간 제외한다. 올해산 벼 의무매입량 추가, 2024년 정부 벼 매입자금 감액 등 페널티도 부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같은 조치를 통해 올 수확기 쌀값 지지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쌀생산자협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이달 말이면 조생종 벼 수확이 시작되는 시기임에도 시중 재고를 핑계로 쌀 방출을 결정한 데 대해 2021년 때처럼 쌀값 대폭락을 정부가 조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산물벼 방출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들이 한포대에 4만8591원(비추정평균)으로 전순기인 5일(4만7961원)보다 1.3% 상승했다. 80㎏으로 환산하면 19만4364원, 지난해 10월 산지 쌀값 산정 방식을 개편하기 전에 적용했던 단순평균 기준으로는 80㎏들이 한가마당 19만6100원을 기록했다. 하지혜 기자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