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멜론 공급 차질 불가피
입력 : 2023-08-08 00:10
수정 : 2023-08-25 11:00
시설과채류 최대산지 충청권 
침수로 올 출하 사실상 중단 
“추석 대목장까지 영향 줄듯” 
엽채류 전국적 피해로 ‘품귀’

집중호우로 수박·멜론 등 시설과채류 최대 산지인 충청권이 큰 피해를 보면서 향후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엽채류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나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시세 변동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멜론·수박 산지 피해로 공급 차질 불가피…시세 급등 전망=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발생한 충남지역의 농작물 피해면적은 7163㏊로 집계됐다. 충남은 수박·멜론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산지인데 이번 집중호우로 시설과채류의 침수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조영국 부여농협 수박공동선별출하회장은 “부여지역은 7월말까지 수박을 출하하고 이후부터 멜론을 2기작으로 재배하는데, 현재 공선회 소속 농가 상당수가 침수 피해를 당해 수박은 물론 멜론 공급까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근상 청양 정산농협 멜론공선출하회장도 “13∼16일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제방이 무너진 영향으로 공선회 소속 60여농가 대부분의 시설하우스가 침수됐다”며 “청양지역은 11월까지 멜론을 출하하는데 이번 피해로 사실상 올해 출하는 끝났다”고 낙담했다.

집중호우로 충남지역의 수박 출하가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시장 반입량이 급감하고 시세가 치솟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가락시장의 수박 반입량은 641t으로, 일주일 전 월요일(10일) 반입량(1964t)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통상 경매가 쉬는 주말 이후 월요일에는 반입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중호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박 시세 또한 17일 상품 1㎏당 2261원을 기록하며 직전 경매일인 15일 시세(1242원)보다 82% 급등했다.

김규효 서울청과 경매사는 “수박 2기작 출하가 시작된 논산·부여가 큰 피해를 본 데다 전북 고창과 경북 영주의 노지재배 수박도 침수 피해를 봐 시장 반입량이 급감했다”며 “향후 출하가 가능한 지역이 강원 양구, 전북 진안 등으로 제한돼, 출하량이 예년보다 30∼40% 줄어들고 이에 따라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계훈 한국청과 경매사도 “이맘때는 부여·청양 등 충남의 멜론 출하 비중이 50%가 넘는데 침수 피해로 공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특히 9월 추석 대목을 노리고 멜론재배에 들어간 농가들이 피해를 많이 봐 올 추석 선물용 멜론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채류·엽채류도 시세 급등…장마 지나고 나서가 문제=애호박·오이 등 과채류 또한 반입량이 줄면서 시세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가락시장에서 애호박은 2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2만5137원에 거래돼 직전 경매일 15일(1만8532원)보다 35.6% 상승했다. 같은 날 ‘취청’ 오이도 50개들이 상품 한상자당 3만5495원을 기록, 15일 대비 80.6% 급등했다.

박상돈 한국청과 경매사는 “천안과 공주 등 애호박·오이 산지가 비 피해를 보면서 해당 지역의 출하가 강제적으로 마무리됐다”며 “다만 현재 출하작기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 충청권의 과채류 출하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향후 시세는 강원지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선만 서울청과 경매사도 “강원 홍천·화천 등은 비 피해가 크지 않아 애호박·오이 등 과채류 여름작기 출하는 당분간 원활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26일까지 비가 예고돼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상추 등 엽채류도 충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급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17일 상추는 상품 4㎏들이 한상자당 7만3469원에 거래돼 15일 대비 51% 올랐다.

최승복 논산 광석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은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수도권 출하가 많은 상추 등 엽채류가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병노 한국청과 이사는 “상추를 출하하는 곳 가운데 80%가 이번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것으로 보인다”며 “물을 먹은 상추가 장마 이후 햇볕에 노출될 경우 물러지거나 병충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향후 출하량이 평년보다 40∼5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원=양재미디어 기자 yjmedi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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