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래수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 생산비 오르며 농가 수익 악화 올 환율 안정 … 부담 경감 희망 소비 트렌드 맞춰 유제품 개발 산업 기반 지지할 정부 지원을
국내 낙농업은 최근 몇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새로운 가격정산체계가 도입돼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졌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낙농가수도 매년 줄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강래수 부산우유농협 조합장은 3월말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으로 선출돼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본지는 16일 부산 남구에 있는 부산우유농협 본사에서 강래수 신임 협의회장을 만나 현안과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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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생산비가 크게 올랐다. 현재 낙농가들의 상황을 설명해달라.
▶사료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낙농용 배합사료값이 1㎏당 2021년 531원에서 2022년 641원으로 20.7% 상승했다. 수도광열비나 인건비도 오르면서 농가 수익이 전년 대비 37%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게다가 농가의 부수입원이었던 수송아지 가격도 크게 떨어지며 농장 경영은 악화일로에 있다.
퇴비 처리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전엔 퇴비를 돈을 받고 팔았는데, 이제는 웃돈을 주고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많은 농장이 문을 닫았고, 도산 위기에 처한 농가들도 상당히 많다. 다만 올해 환율이 안정화하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본다. 곡물값도 고점 대비 떨어지면서 사료값 부담을 덜 수 있길 기대한다.
- 이달 초부터 원유기본가격 협상이 시작됐는데, 협상 분위기는 어떠한가.
▶현재 원유기본가격 관련 내용은 협상팀에 전적으로 일임한 상태다. 최근 첫 회의가 진행됐는데 이날은 상견례 성격이었고 특이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받았다. 협의회장으로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기 때문에 진행 상황이나 가격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점을 농가에서 양해해주길 바란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말하고 싶다. 늦어도 7월말까지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 흰우유시장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각급 군부대에서 흰우유 배식을 자율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었고, 학교 급식도 학령인구가 감소해 배식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우유는 특성상 매일 생산해야 하는데 이 우유를 쌓아두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우유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좋은 대책이 될 것이다. 배편을 통해 동남아시아까지 이동하는 데 대략 12∼13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정도 기간이면 우유 신선도가 충분히 유지된다고 본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한류열풍도 있고 고급 우유에 대한 수요도 점점 늘고 있으므로 승산이 있다. 우선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확보하고서 다양한 마케팅 노력을 병행한다면 우유 수출을 통한 수급 불균형 완화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 소비자에게 지속해 국내산 우유가 선택받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주체별로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농협을 비롯해 유가공업체들은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산 우유를 활용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어떤 유제품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지를 살펴보고 소비자 요구를 파악해 소비를 촉진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낙농가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최근 충북지역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이 현재는 종식됐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본 차단방역 수칙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 탄소중립 요구에 발맞춰 각자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고품질 신선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정부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사료값 부담을 덜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지속 시행해야 한다. 특히 최근 농가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인데, 젊은층이 낙농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국내 산업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산=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