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도 ‘샤인머스캣’ 포도 미개화증으로 골치
입력 : 2023-06-14 12:26
수정 : 2023-06-14 12:26
송이 끝부분 열매 열리지 않아
2019년부터 해마다 증상반복
궁여지책으로 화수 정형 시도
관리송이 늘고 일손 크게 달려

일본 전국 30여개 현에서 발생이 확인된 ‘샤인머스캣’ 포도의 ‘미개화증’이 올해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각지 노지 재배 ‘샤인머스캣’의 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미 개화가 완료된 시설 재배에서 올해도 미개화증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설 재배는 노지 재배보다 생육이 1개월 정도 빨라 이미 대부분 과립이 대두(콩) 이상의 크기로 자랐지만 일부 송이에서는 끝부분의 꽃이 열매가 되지 않고 작은 상태로 남아 있다.

야마나시현에서 관광농원을 하고 있는 사카다 다케시씨(46)는 “2019년부터 이같은 증상이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 20a에 달하는 ‘샤인머스캣’ 재배하우스에선 일부가, 약 1㏊ 규모의 노지 재배에선 제법 넓은 범위로 해당 증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사카다씨는 “송이 형태를 다듬는 ‘화수 정형’ 방법으로 열매가 열리지 않는 부분을 잘라내 수량·품질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안 그래도 일손 부족으로 바쁜 개화기에 화수 다듬기를 해야 해 골치가 아프다”고 전했다.

화수 정형은 보통 송이의 형태를 정리하기 쉽도록 송이의 끝부분을 남기고 불필요한 꽃과 가지를 떼어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개화 이상은 보통 송이 끝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카다씨는 끝부분과 양옆 가지를 다 남겨두고 있다. 열매가 달리는지 보고 나서 어디를 남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지역에선 미개화증이 발생하면서 이런 조치를 하는 농가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관리해야 하는 송이의 수가 늘어나는 데다 끝부분과 양옆 가지는 만개기가 달라 씨 없는 포도를 만들기 위한 지베렐린 처리를 다른 날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사카다씨는 “인력을 못 구해 어쩔 수 없이 평상시와 같은 화수 정형법을 적용한 해도 있었는데, 이땐 큰 송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야마나시현의 다른 농가에선 이미 노지 재배 가운데 개화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해당 농장주는 “아직 개화 이상이 발견된 건 한그루뿐이지만 30∼40송이에서 증상이 나타난 만큼 절반은 수확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무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 불안이 커지면서 대처법 마련과 교육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군마현에서 10a 규모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한 농가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개화증이 발생해 올해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군마현의 경우 발생 사례가 많지 않아 주변 농가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도 힘든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대처법에 대한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CAPTION=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관광농원을 운영 중인 사카다 다케시씨가 정상적으로 자란 ‘샤인머스캣’ 포도(왼쪽)와 미개화증이 나타난 포도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일본농업신문

  • null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