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선도농협] 찰보리 계약재배 활성화 … 농가소득 증대 ‘한몫’
입력 : 2023-06-16 05:01
수정 : 2023-06-21 05:01
[탐방 선도농협] 굴비골농협
유기질 비료 지원… 재배관리도 힘써

품질유지 위해 산물 매입해 일괄건조

농가당 보조금 합쳐 1000만원 소득
김남철 전남 영광 굴비골농협 조합장(가운데)이 농가와 함께 수확을 앞둔 찰보리 작황을 살피고 있다.

전남 영광 굴비골농협(조합장 김남철)이 찰보리 계약재배 활성화로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농자재 지원 등 재배 관리부터 판매까지 농협이 책임짐으로써 농가는 생산만 하면 소득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다.

굴비골농협이 취급하는 찰보리는 연간 1200t으로 조합원 100여농가가 생산한 전량이다. 농협중앙회 약정물량 400t을 제외한 나머지는 농협이 직접 나서서 민간업체 등에 판매한다. 보리특구로 지정돼 군에서 지원하는 보조금까지 합하면 농가가 보리 재배를 통해 얻는 소득은 가구당 평균 1000만원이다. “이모작 직불금까지 더하면 보리로 얻는 농가소득은 더 늘어나는데, 벼농사와 병행하는 이모작 작물에서 얻는 소득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라는 게 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굴비골농협이 찰보리를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지역 대부분 농가가 쌀보리를 재배하던 시절, 찰보리의 경쟁력을 알아본 농협이 농가에 찰보리 재배를 권장하고 나선 것이다.

김남철 조합장은 “쌀보리에 비해 찰보리는 식감이 부드럽고 찰기가 있어 밥용으로 더 인기가 좋을 것으로 생각해 농가에 찰보리로 품종을 바꿔 재배할 것을 권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식감이 거칠어 주정용으로 주로 소비되는 쌀보리에 비해 찰보리는 밥용과 주정용으로 모두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로가 다양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농협이 예상했던 대로 찰보리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자 농가들도 점차 찰보리 재배로 전환했고 현재는 보리 재배농가 중 90% 이상이 찰보리를 재배한다.

품질향상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보리 계약재배 농가에 유기질 비료를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 협력사업으로 시범포를 운영하는 등 재배 관리에 힘을 쏟는 한편, 품질유지를 위해 농가에서 보리를 산물로 매입해 농협이 일괄적으로 건조했다.

김 조합장은 “벼 건조저장시설(DSC)을 개조해 봄에는 보리를 건조·저장하고 가을에는 벼를 건조·저장한다”면서 “보리 수확 후 바로 모내기를 해야 하는 농가의 일손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DSC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농협이 책임지면서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자 농가 호평도 이어졌다.

정병옥씨(67)는 “농사만 지으면 농협이 산물로 다 매입해 가서 건조까지 해주는 데다 가격도 보장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면서 “보리값 받아서 벼농사 영농자금으로 사용하니 농가에는 아주 중요한 농사”라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미래를 위해 밀이나 가루쌀(분질미) 등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작목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과 시장 변화에 맞는 작물을 제때 도입해 농가소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광=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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