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시설수박, 작황 평년작 수준 … 시세는 소비에 달렸다
입력 : 2023-06-09 10:24
수정 : 2023-06-09 10:24
음성 일부서만 저온피해

수박값 평년보다 높지만

출하 본격화하며 내림세

“수은주 올라야 가격도 ↑”

이달부터 출하되는 시설수박은 물량이 평년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주산지를 제외하고 작황이 평년작 수준인 데다 재배면적 또한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서다. 4∼5월 낮은 기온 탓에 소비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온이 오르면 소비가 활성화하며 시세 또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평년작 수준…이달 출하량 평년과 비슷할 것=영남권과 충남 부여가 2기작 출하를 준비 중인 가운데, 이달 출하될 시설수박의 최대 주산지 충북 음성·진천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음성군의 일부 지역은 큰 일교차 등으로 피해를 봤지만, 나머지 주산지는 큰 피해를 보지 않아 이달부터 출하될 시설수박은 대체로 평년작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1만6528㎡(5000평) 규모로 시설수박농사를 짓는 한성환씨(64·음성군 생극면)는 “4∼5월 아침 기온이 10℃ 미만을 기록하는 등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다”며 “일교차가 커지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면서 생육이 저조해 생극지역 작황은 평년보다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주산지 작황은 평년 수준이라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임재열 음성 맹동농협 과장은 “4월 일부 농가가 저온피해로 수정 불량을 겪긴 했지만 대부분 농가들은 시기를 나눠 파종하는 등 대비를 해 피해가 없었다”며 “수정벌도 원활히 공급돼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덕형 진천 덕산농협 과장은 “진천지역은 저온피해 등 작황에 영향을 미칠 만한 피해가 거의 없어서 전반적으로 평년 수준의 작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 시설수박 재배면적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고, 이에 따라 이달 출하량 또한 평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관 부여 ‘굿뜨래수박’ 공선출하회장은 “왕대추 등으로 작목전환을 한 농가들이 일부 있지만 기존 농가들이 재배규모를 늘리는 등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재배면적 변동은 없다”며 “부여지역 1기작 출하량이 평년 수준이었기 때문에 2기작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송영복 음성 대소농협 상무도 “앞으로 급격하게 기온이 오르거나 폭우가 내리면 출하량이 감소할 수 있다”며 “기후 변수가 없다면 예년 수준의 출하량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수박값, 출하량 늘며 하락세…향후 시세는 소비가 관건=충북지역 수박 출하가 시작되며 시세는 하락세를 띠고 있다. 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박은 상품 1㎏당 평균 2378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2048원)보다는 16.1%, 평년(1800원)보다는 32.1% 높은 값이다.

현재 수박값이 지난해와 평년보다 강세를 띠고는 있지만 지난달 하순까지 평균 2700원대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고태종 농협가락공판장 부장장은 “음성지역의 수박 출하가 본격화하며 물량 증가에 따른 시세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거기다 최근 저녁 기온이 내려가 소비가 부진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박값은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단, 수박 소비는 기온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향후 기온이 오르면 반등할 수 있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이달 중순부터 영남권 등의 2기작 출하가 시작되는 등 전국적으로 출하가 본격화하며 시세는 하락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낮 기온이 30℃ 이상으로 오르거나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수박 소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 시세는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형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이달 출하물량이 평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 시세는 소비에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가 많이 오면 소비가 부진해 시세 또한 약세를 띠겠지만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성=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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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있는 한 시설하우스에서 생극농협 한창수 조합장(가운데)과 최재복 수박작목회장(왼쪽), 한성환씨가 출하를 앞둔 수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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