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덕우 신임 축산발전협의회장 국내산 축산물 고품질 유지 외국산 저가 공세에도 승산
입력 : 2023-05-31 15:40
수정 : 2023-05-31 15:40
[인터뷰] 이덕우 신임 축산발전협의회장 
농가 생산기반 붕괴 막으려면
정부 차원 특단의 대책 필요

조사료 재배 확대로 기반 지탱
전염병 대응할 새 수단 강구를

“국내산 축산물이 값싼 외국산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고품질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24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는 남양주축산농협 본점에서 만난 이덕우 신임 축산발전협의회장(남양주축협 조합장)은 외국산 축산물의 공세에 맞설 방안은 국내산 축산물의 ‘품질 차별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우고기가 외국산 쇠고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한우고기만이 지닌 고유의 맛과 신선함을 바탕으로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만큼, 앞으로도 우수한 유전자(DNA)를 바탕으로 개량을 지속하고 고품질을 유지해나간다면 저가 수입 쇠고기 공세에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마찬가지로 신선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제품 개발을 이어간다면 외국산과 경쟁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내다본다.

이 회장은 최근 몇년간 농가 생산비 부담이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에 농가 생산기반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농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사료 재배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회장은 “간척지에서 조사료 작물 생산량을 늘리거나, 조사료 전략작물직불사업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생산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축산업 최대 현안인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선 정부와 농가가 협력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해도 농가의 방역의식이 떨어지면 방어가 어렵고, 역으로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방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개별 농장에서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의심 개체에 대한 예찰활동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농장주가 소독하기 어려운 지형의 농장 외부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등 방역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역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된 탄소중립, 동물복지 강화와 관련해서는 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지나치게 규제 일변도로 가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수준의 농가들이 실천하기 불가능한 기준을 제시한다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이행 가능한 수준의 기준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실천할 방법론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4월2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차 축산발전협의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년이다.

남양주=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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