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시장 더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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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농축산물 수출국이다. 국제 무역통계사이트 OEC에 따르면 칠레는 2021년 가금육 수출액이 4억9600만달러(6540억원)를 기록하는 등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가금육 수출국이다.
감귤류 등 신선과일도 최근 재배면적이 대폭 증가하면서 수출 대상국을 늘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에 따르면 2021년 칠레의 만다린 재배면적은 1만1194㏊에 이른다. USDA FAS는 “칠레는 미국 외 감귤류 수출 대상국을 다양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2020년 5월에는 레몬·만다린·오렌지·자몽 수출을 위해 중국시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칠레는 한국에 자몽·오렌지 수출을 희망한다며 우리 검역당국에 이미 수입위험분석 서류를 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측은 칠레에 한국산 냉장고·세탁기의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어 농업협상이 더욱 불리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2년 한·칠레 FTA 협상 타결 당시 우리 정부가 칠레산 사과·배를 양허 대상 품목에서 제외하자 칠레는 한국산 냉장고·세탁기 관세(6%)를 깎지 않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후 칠레는 FTA 체결국을 확대, 칠레시장에서 우리의 주요 경쟁국인 멕시코·스웨덴·독일 모두 냉장고·세탁기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이에 농업계는 칠레산 농축산물 수입이 또다시 폭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칠레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8억2570만달러(1조872억원)로 한·칠레 FTA 발효 전인 2003년 5200만달러(684억원)보다 15배가량 증가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으로 대외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축산물시장 추가 개방이 이뤄진다면 농심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으므로 농축산물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