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연기구, 유전자 편집기술로 수확후 에틸렌 추가발생 막아 유통단계서 필요시 숙도 조절 다른 박과 작물에 적용 기대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농연기구)가 유전자 편집기술을 사용해 멜론 저장성 향상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과실을 익게 만드는 식물호르몬인 ‘에틸렌’이 수확 후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추숙(완전히 익지 않은 채로 수확한 작물이 수확 후 익는 것)을 막는 것이다.
농연기구와 츠쿠바대학, 산업체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iPB법’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편집기술로 멜론의 에틸렌 관련 유전자 기능을 억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멜론은 생육 중엔 에틸렌이 발생하더라도 수확 후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확 2주 후에도 수확 직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멜론이 탄생한 것이다.
연구팀은 유통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에틸렌 처리를 하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숙기로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육이나 과실 비대 측면에선 일반 멜론과 같았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멜론 이외 박과 작물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출 멜론 상품에 적용할 경우 효과적인 기술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본의 2022년 멜론 수출액은 13억엔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5년 동안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일본 내에선 멜론이 수출 신장이 기대되는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운송 시 또는 운송 후 에틸렌 가스를 시용하면 숙기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자세한 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전자 편집은 유전자변형(GM)과 달리 작물 외부의 유전자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안전한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연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이(반응)를 인위적으로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가바) 함유량을 높인 토마토에 대한 과실·묘목 판매 허가가 통과돼 현재 일반 판매되고 있다. 영국도 3월부터 유전자 편집 식품에 대한 판매를 허가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