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중심 50%까지 세일 계획판매물량 크게 넘기며 호응 모니터링·외식업 단체와 협약 등 적정가격 유지할 방책 마련을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우 할인판매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당초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2월13일 대대적인 소비 촉진을 골자로 하는 ‘한우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전국 980개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연중 전국 평균 대비 20%, 소비 비수기에는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농협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2월17∼19일까지 진행된 한우 할인행사를 통해 당초 계획물량 400t을 뛰어넘는 568t, 약 4700마리가 판매됐으며 소비자들이 받은 할인혜택은 약 150억원에 달한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는 “2월17일부터 3일간 하나로마트에서 진행한 1차 한우고기 할인행사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5000마리 가까운 물량이 판매되면서 한우 재고 처리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우 할인행사가 지난주 한우 도매값 반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할인행사 직후인 2월20∼24일까지 전국도매시장 한우 거세우 경락값은 지육 1㎏당 평균 1만8899원으로 전주 1만7705원에 비해 1194원 상승했다.
김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농협 하나로마트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까지 할인행사에 가세하면서 모처럼 경매장은 활기를 되찾고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할인행사가 있고 나서 23·24일 경락값이 모처럼 반등했다”며 할인행사가 한우 도매값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소비 촉진 행사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소비자의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1일 할인판매하는 한우고기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 김상주씨(63·영등포구)는 “한우고기값이 너무 비싸 그동안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할인한다는 안내를 보고 마트를 찾았다”며 “수입육 대신 한우를 먹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소비자 김성희씨(35·관악구)는 “한우를 사 먹고 싶어도 비싸서 늘 호주산이나 미국산 소고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는데 할인행사를 한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행사기간이 아니어도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할인행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할인행사 말고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한우를 소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 음식점에서도 적정 가격에 소비자들이 한우를 먹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가격 모니터링을 하고 외식업 단체들과도 업무협약 등을 맺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처럼 긍정적인 호응을 얻은 한우고기 소비 촉진 행사가 유명무실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관리 소홀 등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으면 언제든 동력이 상실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월27일 개최된 전국한우협회 정기총회에서 강원도의 한 한우농가는 “한우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지인들에게 관련 누리집 링크를 전달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모두 품절된 상태였다”며 “소비자들이 한우를 외면하지 않도록 행사기간에 재고 확보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매값이 반등하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생산비가 상승한 것이기 때문에 할인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며 “꾸준히 수요를 창출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원=양재미디어 기자 yjmedi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