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겨의 재발견] 경기 평택 초록미소마을 효소찜질 발효시킨 쌀겨를 온몸에 덮으면 땀 내며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 생리통·스트레스 등 해소에 도움 외국인들도 찾아 효소찜질 즐겨
누군가에겐 돌이, 나에겐 금이 될 수 있다. 현미를 찧을 때 나오는 혼합분쇄물인 쌀겨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쌀겨는 왕겨를 벗겨낸 후 쌀로 도정할 때 나오는 것으로, 현미 6∼8%를 포함한다. 원래는 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지거나 사료·퇴비로만 쓰였지만, 2021년부터 환경부가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등 재평가를 받고 있다. 먹기도 하고 얼굴에 바르기도 하는 등 쌀겨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중 쌀겨를 이용한 효소찜질이 있다고 해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경기 평택 초록미소마을로 찾아가봤다.
초록미소마을은 오성면 신리에 있는 마을기업이다. 한적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의 마을기업은 효소찜질 욕장과 근방에서 난 쌀로 만든 면요리를 파는 식당, 어린이 손님을 위한 동물체험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0년부터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조병욱 대표는 익숙한 듯 환영 인사를 건넸다.
“유기농 쌀농사를 오래 지었는데 쌀겨가 남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찾아보다가 효소찜질을 발견했어요. 버려지는 쌀겨를 활용하니 환경도 지키고 소득도 얻고 일거양득이었죠.”
효소찜질 유래에 대한 설은 많다. 조 대표에 따르면 경북 안동에서 퇴비 속에 사람을 묻어 병을 치료하는 모습을 일본인이 보고, 일본에서 톱밥 온욕으로 소개하며 유행했다고 한다. 일본에선 효소찜질이 대중화된 상태다. 한국도 전국 곳곳에 효소찜질을 하는 곳이 많지만, 초록미소마을만큼 규모가 큰 곳은 드물다. 이곳에선 최대 100명이 동시에 찜질할 수 있다.
찜질을 하려면 먼저 찜질복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효소찜질 욕장에 들어서니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풍겼다. 쌀겨가 발효하며 나는 냄새다. 욕장에는 커다란 교반기 3대가 놓여 있고 마치 바닥에 흙을 덮은 듯 발효된 쌀겨가 깔려 있다. 이는 최소한 6개월 이상 된 것이다. 쌀겨에 틈틈이 설탕물을 뿌리면 쌀겨에 있는 미생물이 이를 먹고 열과 효소를 낸다. 이렇게 자연 발생한 열로 몸을 덥히는 것이 효소찜질이다. 이때 발생한 열은 잡균 증식도 막는다고 한다.
“관리편리성을 이유로 톱밥과 섞는 곳도 있지만 저희는 100% 쌀겨만 활용해요. 교반기는 특허받은 제품이에요. 작동하면 사람 손이 갈 필요 없이 쌀겨를 섞고 다지죠.”
욕장은 평일 낮인데도 인천, 경기 안산·안성 등 인근 지역에서 온 방문객들로 붐볐다. 다들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한국인 손님뿐 아니라 외국인도 효소찜질을 즐겼다. 미국에서 온 줄리 하스씨(33)는 “군부대에 근무하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찜질을 본 적이 없어서 체험하러 왔다”며 신기해했다.
강원=양재미디어 기자 yjmedi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