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을 위한 협동로봇, 가능할까?_수정
입력 : 2023-03-06 17:02
수정 : 2023-03-06 17:37
[청년 D집다]
최 대 근 파미너스 대표

‘애그테크(AgTech·농업과 기술의 합성어)’라는 용어가 요즘 농업계에서 심심찮게 자주 들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포스트 코로나19로 접어들면서 식량안보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에 생산성을 보다 높일 수 있는 기술집약적 농업인 애그테크 분야가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최신 기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CES는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다.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분야가 CES 최고 혁신상을 받은 이래 2022년에는 푸드테크(Foodtech) 분야가 새롭게 신설됐다. 늘 최신 가전제품이 주목받았던 박람회에서 이젠 농식품분야에 기술이 융합한 산업에 전세계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023년 CES에선 가전제품 경영자가 아니라 ‘농업계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농업회사 존디어(John Deer) 대표가 기조연설을 한 사례를 보더라도 세계인의 이목이 농업분야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농업분야에 들어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사례들이 많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글로벌 상용화에 성공한 건 드물다. 또 현장의 농민 목소리를 들어보면 수확이나 방제를 돕는 협동로봇의 필요성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 말 속에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우려와 비판적인 목소리도 함께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 농민은 늘어난 외국인 근로자를 충당하기 위해 농업 경영비용 가운데 인건비에 가장 많이 지출했다.

수확이나 인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협동로봇이 20∼30%라도 부담을 덜어준다면 농가는 고정비를 아끼고, 경영소득 증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은 이런 수확로봇을 홍보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여 농업분야에 새로운 가치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도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자금이 많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같이 일했던 스타트업에서도 수확·방제 협동로봇을 만들고 있었지만 개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프로젝트가 잠시 중단됐던 적도 있다. 이럴 때 단발성 자금 지원이 아닌 투자사나 민간에서 농업 펀드를 만들어 도와주면 협동로봇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한국 농촌이 겪고 있는 인구 소멸 문제와 생산성 증대 목표를 협동로봇이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

19세기 영국이 삼포식에서 윤작법으로 전환하고, 20세기에는 미국이 다수확품종과 화학비료를 개발하여 비약적인 생산성 증대를 이루며 농업 선진국이 됐던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농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누가 될지 각축전을 벌이는 지금, 농민과 여러 기업이 힘을 합쳐 다양한 농업 기술과 협동로봇 개발로 한국 농업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농업을 이끄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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