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플랫폼 경제 확산과 농협의 대응
입력 : 2023-02-21 15:27
수정 : 2023-02-21 15:27
Second alt text

디지털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경제의 여러 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사업은 다양한 모바일·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개하고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사업을 의미한다. 플랫폼 기업들은 여러사람이 원하는 것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플랫폼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양면시장으로, 양쪽 모두에게 이득을 제공한다. 디지털데이터를 중심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플랫폼사업이 발달하게 된다. 플랫폼의 성공 조건은 다수 참여자가 공통 플랫폼을 공유하고,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효용이 증가한다.

플랫폼은 눈덩이 효과가 있어 임계점에 도달한 후에는 막대한 이익을 보는 승자독식의 경제를 이룬다. 플랫폼사업은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큰 사업이다. 한번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자는 높은 전환비용 때문에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들은 사업 초기에 무료서비스를 제공해 되도록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이미 다양한 플랫폼서비스가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카카오톡·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네이버·구글 같은 인터넷서비스, 쿠팡·SSG·배달의민족 같은 전자상거래서비스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상품시장에서는 플랫폼서비스로 온라인 판매가 급속히 확대돼 유통구조가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농업분야에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플랫폼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모 업체는 농민 중심 플랫폼을 구축해 온라인으로 농산물·농자재를 판매하고 농업정보를 축적하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출현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향후 플랫폼 업체들은 농민들에게 과거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급속히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은 특성상 한번 형성되면 순식간에 독과점체제를 형성할 수 있어서 위협적이다. 이미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시장지배력을 무기 삼아 시장참여자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책에 순응하지 않는 일부 공급업체를 부당하게 배제한다. 판매가 인하, 부당 반품 등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할 가능성도 커졌다. 따라서 정부는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과 불공정행위에 대해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민간 플랫폼 기업들은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구매사업·농업금융·영농지도 등 협동조합 본연의 사업에도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산지 농·축협과 농협중앙회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보험·증권 같은 농협금융 계열사 고객은 물론 농협의 유통 관련 고객들을 포괄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농협이 금융과 유통 고객 모두를 플랫폼으로 엮을 수 있다면 누구보다 강력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취약한 산지 농·축협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이들이 산지 플랫폼으로서 농가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상호금융은 물론 구매·판매 사업, 영농지도, 산지 유통시설 관리 등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데이터를 활용하고 산지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농협이 소비지는 물론 산지에서도 강력한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농업·농촌의 발전을 선도하기를 기대해본다.

김동환 (안양대교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