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연 “소비자 많이 찾아 중점 사안으로 추진할 것” 생산자단체·정부 ‘손사래’ “가공식품 거래땐 부작용
전국 공영도매시장에서 스테비아 토마토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재점화할 전망이다. 전국 과일 중도매인들이 소비자 수요 확대를 이유로 들어 거래 허용 요구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자들은 일반 토마토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며 반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중도매인 “소비자 찾는 스테비아 토마토 거래 허용해야”=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는 최근 정석록 신임 회장 취임과 함께 중점 추진 사항을 발표했다. 그중에는 스테비아 토마토 등 스테비아 과실류의 공영도매시장 거래 허용 요구가 담겼다. 전과연 서울지회는 지난해에도 서울 가락시장에서 스테비아 과실류 거래 허용을 요구한 바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2019∼2020년 가락시장 등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는 대부분 중단됐다. 이는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스테비아 토마토가 도매시장 거래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농안법 시행령 제2조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품목을 신선농산물과 단순가공품 등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농식품부는 스테비아 토마토가 단순가공품이 아닌 가공식품으로 분류돼 거래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전과연은 이같은 조치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이미 공영도매시장에서 절임배추 등 스테비아 토마토와 유사한 형태의 가공품이 거래되고 있고, 일부 지방도매시장에선 스테비아 토마토가 거래되는 등 규제가 일관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최만열 전과연 사무총장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은 공영도매시장 취지와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에 거래 허용을 적극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자 “거래 원칙 지켜야”…농식품부 “가공식품 거래 허용 불가”=토마토 생산자들은 스테비아 토마토의 공영도매시장 거래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자칫 가공식품 거래의 물꼬를 터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재호 한국토마토생산자협의회장(강원 춘천 신북농협 조합장)은 “스테비아 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와 달리 유통 과정에서 변질 염려가 있어 조심스럽게 취급해야 한다”며 “가공식품으로 분류되는 한 거래를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위적인 단맛에 익숙해져 기존 토마토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박재윤 부산 대저농협 유통센터 차장은 “<대저토마토>처럼 고당도 토마토를 상품화한 입장에서 스테비아 토마토 거래가 활성화하면 경쟁이 격화한다는 점에서 좋지 않다”며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위적인 맛과 기존 토마토의 자연적인 맛을 비교할 경우 선호도가 낮아질 수 있어 걱정된다”고 전했다.
정부도 가공식품의 공영도매시장 거래 허용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관계자는 “도매시장에서 일반 농산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 거래가 허용되면 농산물 취급량이 불안정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농안법에 근거해 거래를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