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꼬리표 떼고 … “농업 신성장산업화·지역소멸 방지 앞장서야”
입력 : 2023-02-03 18:30
수정 : 2023-02-03 18:42
식량안보·주권 확보 원론 기반
지속가능 인프라·소득보장 등
핵심 의제 선정 필요 한목소리

‘삶의질위원회’와 결합도 숙제

핵심정책 발굴·협업 지원 강조
‘통합 농특위’ 역할과 발전방향

‘장태평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어깨가 무겁다. ‘유명무실’하다는 꼬리표를 떼는 동시에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개발위원회(삶의질위원회)’와 유기적 통합도 이뤄야 한다. ‘통합 농특위’ 앞에 놓인 과제를 2일 국회에서 열린 ‘농특위 역할과 발전 방향 정책 토론회’에서 들어봤다. 토론회는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예산·홍성)이 주최했다.

 

◆새 시대 농특위가 할 일은=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은 원론적으로 우리 농어촌 발전과 필수불가결한 관계이기에 우리는 농어촌 인프라에 주목하고 농어촌 인구문제를 고민하며 농어촌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에 통합 농특위 기능과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홍 의원은 개회사에서 대통령 소속 농특위의 중요성을 이같이 말했다. 사실 2019년에 출범한 농특위는 농업계 기대와 달리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참석한 농민단체장들도 하나같이 “농특위가 유명무실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주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정책 수행 능력이 없는) 농특위 특성상 관련 부처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이행을 강제할 수 없고, 의제 범위와 폭이 다양해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농업의 신성장산업화와 지역소멸 문제 등에 관계 부처와 민간의 적극적인 공감이 필요해 여러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농특위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농특위가 존재감을 가지려면 지나치게 다양한 문제를 다루는 대신 핵심 의제를 선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류정곤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장은 “수많은 정책이 난무하는 건 무정책이나 다름없다”면서 “▲식량주권 확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어업 구조 재편 ▲안정적 농어업 소득 보장 ▲농어촌 소멸 방지 ▲기후위기 대응력 제고 등을 의제로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농특위가 현장 농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장은 “각종 현안에서 농민단체도 의견이 갈리는데, 농특위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대안을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삶의질위원회와 통합 관건= 삶의질위원회와 통합하는 것도 관건이다. 새정부는 정부위원회를 개편하면서 농특위를 국무총리 소속 삶의질위원회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년 삶의질위원회에서 추진한 정책사업은 여러 부처의 기존 사업 가운데 농어촌과 관련 있는 사업을 묶은 것에 불과했다”면서 “농특위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정책을 발굴하고 여러 부처의 협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가 이런 역할을 하려면 삶의질위원회와 단순히 물질적으로 통합할 게 아니라 화학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하지만 두 조직은 구성과 기능이 전혀 달라 쉽지 않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삶의질위원회가 지역개발 정책의 ‘총괄 조정’ 기능을 가진 것과 달리 농특위는 ‘협의’와 ‘협조 요청’ 기능만 가지고 있다. 삶의질위원회에 15개 부처가 참여하는 반면 농특위에는 예산·농업·해양·식품과 관련한 부처만 참여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이에 황 연구위원은 “삶의질위원회의 기존 역할을 고려해 농특위에 정책을 점검·평가하는 등의 기능을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복지·지역개발·문화·환경·교육 담당 부처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의 한시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가 모였다. 삶의질위원회가 상설조직인 데 반해 농특위는 현행법상 2024년 4월까지만 존속된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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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역할과 발전 방향 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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