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에 좋은 우리 농수산물 식단 간에 좋은 ‘양배추’ 항균 작용 ‘부추’ 궁합 좋아 중금속 배출 ‘미역’에 유자드레싱 뿌려 입맛 살려 ‘무·버섯’ 넣은 솥밥, 영양소까지 풍부 ‘일석이조’
입춘(立春·4일)이 지나자 한낮에는 슬며시 따스한 기운이 돈다. 한발 앞서 건강하게 봄맞이해보자.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활력을 되찾으려면 채우기보단 비워야 한다. 디톡스(Detox) 식단으로 몸속 나쁜 기운을 몰아낼 때다.
디톡스는 영어단어 ‘디톡시피케이션(Detoxification)’의 준말로 ‘해독’이란 뜻이다. 체내에 쌓인 유해물질을 제거해 몸속을 정화하는 건강관리법을 말한다.
갈수록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미세먼지와 황사가 잦아지면서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오염물질을 흡입한다. 풍족한 먹거리 탓에 살이 찌고 몸속 염증 수치가 올라간다. 이처럼 우리 몸에 독소가 쌓이면 대사가 느려지고 노화가 가속화한다.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독소를 없애는 디톡스가 필요하다.
한때 일정 기간 단식하거나 한두가지 채소를 갈아 만든 주스만 마시는 디톡스법이 유행했다. 이렇게 가끔 속을 비우는 것이 이롭긴 하지만 자주 반복하면 탈이 나기 쉽다. 건강한 디톡스란 해독·정화 효능이 있는 우리 농수산물로 제대로 식단을 챙기는 것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끼니는 가라앉은 기분까지 물리친다.
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양배추는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 탁월하다. 양배추에 든 비타민U가 간에 흡수돼 단백질 합성이나 지방 처리 같은 일을 돕는다. 푸른 잎에 많은 설포라판은 우수한 항산화 성분이다. 천연 강장제로 꼽히는 부추도 빼놓지 말자.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이 살균·항균 작용을 한다. 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없앤다.
바다(Sea)와 디톡스를 합친 ‘시톡스’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해조류는 대표적인 디톡스 식재료다. 특히 미역은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 데 우수하다. 점액질은 그 외 노폐물을 몸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 미역은 물에 오래 담가두면 알긴산이 손상돼 디톡스 효과가 떨어진다. 상큼한 유자드레싱을 곁들여 샐러드로 먹으면 입맛 돋우는 디톡스 메뉴로 제격이다.
신선한 무와 버섯을 넣고 지은 솥밥은 몸속 독소는 덜고 영양소는 더하는 식단이다. 무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을 촉진해 장 속 노폐물을 빼낸다. 니코틴을 중화한다고도 알려졌다. 흡연으로 생긴 가래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비타민·철·아연 등 버섯에 든 다양한 무기질은 간과 콩팥을 돕는다. 무버섯솥밥은 열량은 낮고 포만감은 높아 다이어트 식단이기도 하다.
양배추고기말이
재료
양배추잎 10장, 불고기용 쇠고기 300g, 부추 200g, 미나리 100g, 청주 1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양념 : 간장 2큰술, 청주·꿀·참기름·깨소금 1큰술씩,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추 약간씩
만들기
① 불고기용 쇠고기에 소금·후추·청주를 뿌려 밑간한다.
② 부추와 미나리는 5∼6㎝로 자르고 양배추잎은 데친 후 식힌다.
③ 밑간한 고기를 넓게 펼친 뒤 부추·미나리를 올려 돌돌 만다.
④ 그릇에 양념 재료를 모두 섞어 준비한다.
⑤ 달군 프라이팬에 ③을 올리고 양념을 발라가며 굽는다.
⑥ ⑤를 익힌 양배추로 만다. 남은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유자드레싱 해초샐러드
재료
해초(미역·미역줄기·세모가사리 등) 200g, 관자 2개, 올리브유 1큰술
유자드레싱 : 유자청·올리브유 2큰술씩, 식초·레몬즙 1큰술씩, 소금 ½작은술
만들기
① 해초를 10분 정도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살짝 데친 뒤 다시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제거한다.
② 유자드레싱 재료를 그릇에 모두 담아 고루 섞는다.
③ 관자는 격자로 칼집을 내고 프라이팬에 굽는다.
④ 접시에 물기 뺀 해초를 담고 그 위에 구운 관자를 얹은 후 유자드레싱을 뿌린다.
무버섯솥밥
재료
쌀 200g, 육수 200㎖, 무 200g, 표고버섯 4개, 참송이버섯 2개, 쪽파 2줄기, 청주 1큰술, 간장·참기름 1작은술씩, 소금 ¼작은술
육수 : 물 2ℓ, 국물용 멸치 7마리, 디포리 5마리, 다시마 1장(10×10㎝), 마른 표고버섯 2개, 양파 ½개, 대파 10㎝
양념장 : 간장·레몬즙 2큰술씩, 다진 쪽파 2큰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매실청·참기름·깨 1작은술씩
만들기
① 쌀을 물에 담가 30분간 불리고 체에 밭쳐 30분 더 둔다.
② 마른 팬에 디포리를 노릇하게 굽고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뗀다. 냄비에 디포리·멸치, 나머지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다.
③ 무는 가늘게 채 썰고 쪽파는 송송 썬다. 참송이버섯과 밑동을 자른 표고버섯은 납작하게 자른다.
④ 솥에 불린 쌀과 식힌 육수를 넣고 청주·소금·간장·참기름으로 간한 후 강불에 끓인다.
⑤ 솥이 끓으면 뚜껑을 열어 약불로 줄이고 주걱으로 속을 고루 섞은 후 무와 버섯을 올린다. 약불로 줄여 10분 더 끓인다.
⑥ 불을 끄고 쪽파를 밥에 올리고 15분간 뜸 들인다.
⑦ 양념장 재료를 섞어 밥과 함께 낸다.
◇도움말=윤승일 한의사, 책 <밥상머리 디톡스>
지유리 기자 yuriji@nongmin.com, 사진=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