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전쟁 등 악조건 많아 파산가능성 적은 국채 등 주목 금리인상기조 변화 기대도 한몫 ETF·인덱스펀드 유형 대표적 발행주체 따라 위험도 달라져
올해 경제 화두는 ‘불확실성’과 ‘침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등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채권형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3일 기준 23조3397억원으로 지난해 2월초(9조6483억원)보다 141.9% 증가했다. 불확실성이 큰 지금,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와 눈여겨볼 상품을 살펴보자.
◆안전자산, 주목받는 채권=최근 채권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채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 크게 두가지다. 채권은 국가·회사 등이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리는 대가로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다. 투자자는 돈을 빌려주는 대신 원금에 더해 일정 이율의 이자를 받는다. 발행 주체가 파산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없지만 국채(국가)·지방채(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파산 가능성이 적어 경기침체기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올 하반기부터 금리 상승 기조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채권 투자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채권은 이자를 받아 자금을 불릴 수도 있고 주식처럼 사고팔아서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채권의 가치는 금리와 반비례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치가 떨어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가치가 오른다. 지난해처럼 가파른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예·적금에 쏠려 채권 수요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가격도 하락한다. 금리 상승 기조가 끝나면 그동안 낮아진 채권 가치가 다시 반등한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예상이다.
◆안전하게 분산투자, 채권형 펀드=채권 투자처로는 분산투자로 투자 위험을 한번 더 줄일 수 있는 채권형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채권 투자법은 크게 투자자가 직접 채권을 사고파는 직접투자, ETF와 인덱스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나뉜다. 직접투자는 주로 기관투자자가 거액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증권사·은행에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채권형 펀드는 한 종목의 가격 하락이 전체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수익률 방어에 좋다. 안전하게 분산투자 하기 좋은 유형의 펀드는 채권 인덱스 펀드와 채권 ETF가 대표적이다. 인덱스 펀드는 특정 지수의 수익을 추종하는 펀드다. 예를 들어 ‘국채 10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 국채 10년 금리와 연동돼 수익률이 바뀐다. ETF도 인덱스 펀드와 성격이 유사하다. 단, 매매방식이 다르다.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지만 펀드는 매입을 신청하면 다음날 영업일 기준가격으로 계산된다. 다음날 가격을 예상해 매매를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또 운용 수수료도 달라 투자 전 살피는 것이 좋다.
◆주목해야 할 투자상품은=채권형 펀드 투자 전에는 어떤 채권에 투자하는지 발행 주체를 꼭 살펴야 한다. 채권은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지방채·특수채·회사채·금융채 등으로 나뉜다. 이때 누가 발행하느냐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다. 안전하게 투자하고 싶다면 우선 주목해야 할 상품은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NH-Amundi(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 국채 10년 인덱스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국채 10년 금리와 연동돼 수익률이 바뀐다. 정부에서 발행하는 국채에 투자해 안전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재투자 위험에 노출되기 쉽지만, 이 펀드는 재투자 위험을 제거해 꾸준히 국채 10년물에 투자할 수 있다.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 ETF’도 눈여겨보면 좋다. 이 상품은 국고채 100%로 구성됐으며 500억원 미만의 국고채를 제외해 위험을 최소화했다. 또 10년 만기 채권으로 구성돼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소득까지 얻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 주식시장 침체 속에서도 2일 기준 수익률이 5.86%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