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는 살림을 꾸리면서 꼭 해야 할 일이다. 1∼2주에 한번 먹거리를 사러 마트에 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여러 식재료 가운데 질 좋은 것을 골라야 하고 가격도 합리적인지 따져야 한다. 시끌벅적한 사람들 틈을 헤집고 필요한 먹거리를 집어 장바구니에 담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는 일. 장보기가 힐링이 된다면 어떨까?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광주광역시 북구에선 장을 보면서 몸과 마음을 편히 휴식하는 일이 가능하다.
◆최신 영농기술 집약된 식물원 카페=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북구 망월동. 고층 건물이 사라진 허허벌판 같은 동네에 비닐하우스 한동이 서 있다. 몸을 숨긴 듯 로컬푸드직매장 건물 뒤편에 자리 잡은 시설 외관은 평범하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별세계가 펼쳐진다. 양쪽 벽을 따라 활짝 핀 분홍·빨강·주황 제라늄이 단정히 줄지어 있고 가운데엔 어른 손바닥만 한 열매를 매단 바나나 나무가 푸릇함을 자랑한다. 공중에는 싱그러운 초록 잎을 늘어뜨린 화분이 주렁주렁 열렸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바깥과 달리 내부는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동산이다. 오색 빛깔이 화려하게 수놓인 이곳은 광주농협(조합장 한진섭)이 운영하는 힐링플라워스마트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