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시범교육청 5곳 선정 전남·경북지역선 80개교 운영 다양한 농촌형 모델 모색 의미
농촌에서 아이 키우기란 쉽지 않다. 시기마다 농사일로 바빠 아이 교육에 전념하는 것이 한계가 있고 관련 인프라도 부족해서다. 이럴 때 학교에서 아이를 방과후 더 오래 돌봐준다면 부모는 안심하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꺼낸 ‘늘봄학교’가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관심을 받는 이유다.
교육부는 ‘2023년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경기·전남·경북·인천·대전 등 5곳을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9일 내놓은 ‘늘봄학교 추진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초등학생 방과후 활동 지원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늘봄학교를 2025년 전국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다양한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뽑힌 시범교육청 5곳엔 농촌지역이 적지 않은 전남도·경북도 교육청이 포함돼 관심을 끈다. 5곳 시범교육청은 올해 전체 200개 학교에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한다.
특히 교육부가 공개한 교육청별 주요 추진 내용은 농촌형 늘봄학교 모습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한다. 전국 확대에 대비해 농촌형 모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시범학교 40개교를 도시형·농어촌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학력 격차를 해소하고 농어촌에 특화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게 눈길을 끈다. 또 지역별 특성에 따라 학교 내 유휴교실, 마을학교, 거점 돌봄센터 등 다양한 늘봄공간을 마련하고 교원 연구공간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교육청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생 주도 1학기 1프로젝트’를 지원한다. 토요 방과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운영시간을 확대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해당 지역 40개 학교에선 ‘초1 에듀케어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침돌봄 시간에는 간편식을 제공해 맞벌이 가정의 돌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도 특징이다.
교육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이른바 ‘에듀테크(교육기술)’도 늘봄학교의 중요한 물줄기가 될 전망이다. 대전시교육청은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코딩·로봇 등 신수요를 반영한 온라인 방과후학교를 무상으로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은 80개 초등학교 가운데 희망하는 43개교를 대상으로 학력 향상을 지원하는 ‘하나더 프로그램’을 통해 에듀테크 기반의 교과 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밖에 인천시교육청은 20개교에서 독서교실·악기교실·미술놀이 등의 활동을 시범운영한다.
강원=양재미디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