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테스트 기사
[TEST] 테스트 기사
지난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부딪혀 폐기된 농업법안들이 최근 줄줄이 입법 순풍을 타는 가운데, 눈은 최대 쟁점 법안이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쏠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강력한 사전적 벼 재배면적 조정’과 ‘사후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양곡관리법’을 개정하는 데 교감을 이룬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수년간 지속된 쌀문제가 종지부를 찍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당정 구상의 현실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최근 당정은 올 수확기 전에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종전에 제기된 과도한 재정 소요문제는 일축했다. 사전에 벼 재배면적을 충분히 감축하면 정부가 사후에 큰돈을 들여 남는 쌀을 격리해야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통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가 지나친 ‘장밋빛’이라며 경계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이 계획대로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실제 농가가 선호하는 쌀농사를 다른 농사로 전환하는 것은 그동안 전례에 비춰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갑)에 따르면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8만㏊를 목표로 추진한 ‘벼 재배면적 조정제’ 실적은 7월2일 기준 4만5914㏊로 목표치의 57.4%에 그쳤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행하겠다고 밝힌 계획이 이 정도로, 실제 이행 실적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큰 숙제는 벼 재배면적 조정의 당위성에 대해 농업계를 충분히 설득하는 일이다. 김규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벼 재배면적 조정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를 설득하기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현장의 반발을 샀다”면서 “농가와 소통하며 거버넌스 신뢰를 우선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의 쌀 소동을 계기로 벼 재배면적 감축이 식량안보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농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고, 일부 농민단체와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대표) 등은 벼 재배면적 조정과 연계한 ‘양곡관리법’ 개정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각을 세우는 상태다. 이에 민주당 관계자는 “가공용·사료용 쌀 등 일반 쌀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작목을 집중 지원해 우려하는 식량위기는 발생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위성이 공감대를 얻더라도 쌀을 다른 작물로 바꿔 심게 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당정은 인센티브 확대, 즉 전략작물직불제의 단가 인상을 통해 쌀농가의 작목 전환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올해 2440억원인 관련 예산을 내년에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는데 민주당 관계자는 “전략작물직불제 단가를 쌀 소득 수준으로 높이는 데 필요한 예산 규모”라고 밝혔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논콩은 정부 수매가가 쌀의 3배가량 되고 전략작물직불금도 1㏊당 200만원으로 소득 관점에서 보면 쌀농가가 이미 콩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내엔 쌀에서 콩 등으로 바꾸기 어려운 농지 환경이 많고 정부의 배수개선사업도 당초 수도작용으로 설계돼 논에서 물을 완전히 빼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 역시 “산지가 많은 지역 특성상 가루쌀·논콩 등을 위한 단지 구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체 작물의 판로문제도 고민돼야 한다. 당장 지난 정부에서 전략작물로 전격 낙점한 가루쌀은 매해 저조한 수요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임 사무총장은 “가공용 쌀이 최근 대안으로 거론되는데 기업이 요구하는 (낮은) 단가와 농가소득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직불제가 필요할뿐더러 다수확 품종인 가공용 쌀이 밥쌀용으로 풀려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도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대안인 조사료는 수요 창출을 두고 축산업계와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문제”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쌀값 자체가 다른 작물로의 전환에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농가에 부분 휴경 등을 통한 자율 감축을 많이 제안했지만 최근 쌀값이 오름세를 타면서 농가 설득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1dragon@yjmedia.com